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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록히드마틴과 ‘탈중국’ 게르마늄 공급망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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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6 08:26:33   폰트크기 변경      
1400억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2028년 생산 목표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25일 게르마늄 공급ㆍ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고려아연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전략광물 게르마늄의 국내 생산을 추진하고,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자원무기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26일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원을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을 게르마늄 메탈 환산 약 10t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시간 25일 미국 워싱턴 D.C에선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ㆍ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고려아연이 중국ㆍ북한ㆍ이란ㆍ러시아 이외 국가에서 제련한 게르마늄을 록히드마틴에 우선 공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MOU 체결식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 등 양사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양사는 향후 장기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록히드마틴은 F-22 랩터, F-35 스텔스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로, 2024년 말 기준 수주잔액이 176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과는 40여 년간 UH-60 헬기, F-16 전투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등에서 협력해왔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산업 분야와 인공위성 태양전지판 등 우주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또한 고성능 반도체 소자, LED, 광섬유 케이블, 초전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 널리 활용된다. 현재 중국이 최대 생산국으로, 코트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 140t의 68%를 중국이 차지한다.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가 장기화하면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거론된다.

고려아연의 게르마늄 공장 건설 일정을 보면, 기존 슬러지 저장 폰드를 복토해 부지를 조성한 후 2026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2027년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상업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아연정광 제련 부산물에 함유된 게르마늄을 고온ㆍ고압 침출, 용매추출, 침전 등의 공정을 거쳐 5N(99.999%)급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으로 생산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르마늄 생산으로 아연과 구리, 인듐 등 다른 유가금속의 회수율 향상도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이미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을 생산하고 있어 공급망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방위산업 핵심소재인 안티모니의 경우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2261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으며, 판매액은 306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고려아연은 올해 6월 안티모니 20t을 볼티모어로 수출하며 대미 수출에 첫발을 뗐다. 연내 100t 이상, 내년에는 연간 240t 이상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게르마늄 공장이 가동되면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생산 기업이 되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과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으로서 대한민국 공급망 안정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며 “한미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경제안보 차원의 민간협력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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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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