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소득세 수천 억 단위 성장
도시재생이 만든 기적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가 10년 만에 3.5배 상승했다. 사진은 방문객으로 가득한 성수동 거리 전경 모습. / 사진 : 성동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쇠락한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이 불과 10년 만에 ‘1조 5000억원 동네’로 변신했다. 붉은 벽돌 건물을 살려낸 도시재생과 기업ㆍ일자리를 끌어모은 정책이 맞물리면서, 서울 성동구는 2024년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를 1조 5497억 원으로 평가했다. 2014년 4364억 원에 머물던 규모가 3.5배 치솟은 것이다. 향후에도 해마다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성동구에 따르면, 성수동을 찾는 발길은 해마다 늘고 있다. 내국인 방문객은 2018년 1993만명에서 2024년 2620만명으로 31% 증가했고, 외국인 방문객은 같은 기간 6만명에서 300만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집계에 따르면 카드 매출액도 2014년 637억원에서 2024년 23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역 소비 성장세가 뚜렷하다.

기업과 일자리 역시 함께 불어났다.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성수동 내 사업체 수는 2014년 1만 751개에서 2023년 1만 9200개로 78% 증가했고, 종사자 수는 8만 2747명에서 12만 4923명으로 51% 늘었다. 이에 따라 법인세 등 소득세 규모는 2014년 3727억원에서 2024년 1조 588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사회적경제와 소셜벤처 정책도 성수동의 도약을 뒷받침했다. 성수동 내 사회적기업은 2014년 24개에서 2024년 129개로, 소셜벤처는 12개에서 297개로 대폭 확대됐다. ‘크리에이티브X성수’ 축제, 소셜벤처 EXPO 등으로 연간 약 969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했으며, 소셜벤처 허브센터 입주기업만 2024년 한 해에 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 7회 서웊숲 소셜벤처 엑스포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 / 사진 : 성동구 제공

자산 가치 상승도 눈에 띈다. 성수동 공시지가는 2014년 ㎡당 321만원에서 2024년 68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성동구 GRDP는 2014년 대비 29% 증가한 12조 7000억원(2021년 기준)을 기록했다. 구가 기부채납을 통해 확보한 건물과 토지는 1576억원 규모에 달하며, 민관 협력으로 조성한 공유재산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성수동의 변신은 성동구가 2014년부터 ‘대규모 재개발 대신 지역 정체성 보존’을 내세운 도시재생에서 시작됐다. 낡은 건물은 카페ㆍ갤러리ㆍ공방으로 재탄생했고, 성수동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는 해외 주요 매체가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로 꼽는 배경이 됐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국내 최초로 시행해 원주민과 상권을 지켜낸 것도 성동구만의 성과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 도시재생의 핵심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지속가능한 상생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성수동은 성동구가 추진한 다양한 정책들이 결실을 맺어, 사람이 모여야 기업이 모이고 지역이 성장한다는 새로운 도시 성장 모델을 보여준 성공사례”라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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