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불법광고 차단ㆍ플랫폼 압박
버추얼 아이돌 등 청년 예방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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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시가 동대문구 한국외대 인근 주택가에서 에어컨 실외기, 계량기함 등 ‘마약 던지기’ 거래로 악용될 수 있는 시설들을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시가 개강 시즌을 맞아 대학가 주변에서 확산하는 마약류 불법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전면전에 나섰다. 최근 판매자가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두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이 대학가까지 침투하자, 시와 자치구ㆍ경찰ㆍ대학이 합동으로 집중 점검에 돌입한 것이다.
26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인근. 빌라촌 골목에서 서울시·한국외대ㆍ동대문경찰서·동대문보건소 관계자 등 15명이 장갑을 끼고 에어컨 실외기 뒤편, 계량기함 안쪽, 화단 줄기 사이를 하나하나 살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외벽 보일러 연통은 내시경 기구를 집어넣어 점검했다. 이번 합동 단속은 마약 은닉 장소로 빈번히 지목되는 실외기ㆍ계량기함ㆍ전신주ㆍ전기 차단기 등을 샅샅이 뒤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이날을 시작으로 9월 30일까지를 ‘마약 집중 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마포구 홍익대, 동작구 중앙대, 광진구 건국대 등으로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다. 점검 과정에서 마약류가 발견되면 현장에 배치된 경찰이 즉시 수거해 수사에 착수한다.
‘던지기’ 수법은 이미 대학가에 깊숙이 침투했다. 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대학생 연합동아리 사건에서 300명 규모 조직이 좌표를 받아 마약을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ㆍ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접근성과 위장성이 뛰어난 생활시설물이 은닉처로 악용되면서 단속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오프라인 점검과 함께 온라인 차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특정 플랫폼을 표본조사한 결과, 마약 판매 게시글 162건 중 123건(약 76%)이 ‘필로폰, 대마, 엑스터시, LSD, 코카인’처럼 명칭을 직접 사용한 사례였다. 시는 “최소한 명칭이 포함된 게시물은 게시되지 않도록” 글로벌 플랫폼에 공문을 보내 선제적 차단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동시에 전용 제보 창구를 운영하고, 거리에서 수상한 행동이나 의심스러운 상황은 경찰 112로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예방 활동도 병행된다. 시는 ‘마약 예방 캠페인 키트’를 제작해 10개 자치구와 한국외대ㆍ연세대ㆍ성신여대ㆍ서울교대 등 10개 대학 축제 현장에 배포한다. 이 키트에는 마약 모형과 퀴즈, 교육 패널 등이 포함돼 학생 체감형 교육을 목표로 한다. 청년층 공감대 확산을 위해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와 협업한 예방 영상을 도심 전광판에 송출하고, 셀카 인증 챌린지 등 온라인 참여형 캠페인도 이어간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 은닉 수법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는 예방 효과도 거두고자 한다”며 “오프라인 유통을 뿌리부터 억제하고, 동시에 온라인 불법 광고에 대해서도 철저한 차단 대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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