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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못 들어오던 청량시장”…K-컬처 훈풍 타고 세계 랜드마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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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8 12:19:24   폰트크기 변경      
노점 질서ㆍ보행로 정비로 ‘걷는 맛’ 회복

스타벅스ㆍ케데헌 등 MZㆍ외국인 발길 
디자인혁신 재도전…공간혁신 추진 동력 확보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가운데)이 27일 오후 청량리시장을 방문한서울시 출입기자단에게 “청량리시장을 ‘마켓몰청량’이라는 통합 브랜드로 재탄생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 사진 : 동대문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영국 런던의 버러(Borough)마켓,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산타 카테리나처럼 글로벌 시장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기자들과 청량리시장 골목을 함께 걸으며 이러한 포부를 밝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방차조차 진입하기 어려웠던 좁은 골목은 이제 차량이 교행할 만큼 넓어졌다. 노점은 줄었고, 길 위의 무질서는 차츰 정리돼 가고 있었다.

이 구청장은 취임 직후 서울 자치구 최초로 ‘거리가게 실명제’를 도입해 578개 거리가게 모두 등록을 완료했다. 이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로법 분야 ‘특별사법경찰’을 지정받아 불법 노점 정비에도 나섰다. 현재까지 254개(44%)를 정리했고, 목표는 100%다. 그는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는 게 혁신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청량리역 광장은 ‘세종광장’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세종대왕기념관과 연계해 해시계를 형상화한 상징물을 세우고, 도시브랜드도 ‘아침을 여는 문, 동대문’으로 내걸 계획이다.

시장 내부는 9개 전통시장을 묶어 ‘9bow(나인보우) 마켓’이라는 테마로 재편한다. 문화광장, 옥상 스카이워크, 미디어아트 보행로가 더해져 동선은 입체화된다. 한옥마을 정비와 한옥 감성 거리, ‘세계 미식가의 거리’는 볼거리ㆍ먹을거리ㆍ즐길거리를 채우는 장치가 된다.

“밤이 아름답고 밤이 안전해야 사람들이 머뭅니다.” 이 구청장은 시장이 닫히면 어둡고 음산해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구는 경희대ㆍ한국외대ㆍ서울시립대를 거쳐 청량리역으로 이어지는 왕산로를 ‘빛의 거리’로 꾸미고, 광장에는 미디어 시설물 ‘빛의 터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위치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 / 사진 : 박호수 기자 


변화의 조짐은 이미 경동시장에서 나타났다. 폐극장을 리모델링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과 옛 전자상가를 살린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는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가 됐다. 구는 여기에 AI 안내 로봇과 스마트 배송체계를 더해, 전통시장에 ‘머무는 이유’를 확실히 심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연결이다. 구는 청량리역에서 내려 왕산로 ‘빛의 거리’를 지나 시장으로 흘러드는 보행 동선을 만들고, 전통시장 거리–옥상 스카이워크–입체보행 통로로 수평ㆍ수직 연결망을 짠다. 반대편으로는 대학가를 품는다. ‘회기랑길’을 문화거리로 육성하고, 홍릉로에는 ‘지식의 거리’를 조성한다. 청량리역–마켓몰청량–대학가가 삼각 순환 구조로 엮이는 셈이다.


현재 청량리시장 일일 유동인구는 평일 3만명, 주말 10만명 내외다. 최근 2년간 점포별 월평균 카드 매출은 70% 이상 늘었다. 구는 GTX-BㆍC, 면목선을 포함해 2030년까지 총 12개 철도 노선이 집결하면서 청량리역 하루 유동인구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입구에서 안쪽까지 걸음을 옮길수록 과거부터 전통시장이 가진 빈틈도 드러났다. 이 구청장은 “세계 최대급 시장인데 커피 한 잔 앉아 마실 공간도, 사람 만날 곳도 없습니다”라고 토로했다. 향후 구는 시장 2층에 ‘만남의 장’을 조성하고, 호텔식 화장실과 휴게공간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고산자로에는 주차구획선을 새로 그어 약 50면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2층 공원형 공간과 연계해 주차난을 덜 계획이다.


서울한방진흥센터. / 사진 : 동대문구 제공 
넷플릭스 케이팝데몬헌터스에 등장한 한의원. 서울한방진흥센터 닮은꼴 배경으로 알려졌다. / 사진 : 넷플릭스 화면 



최근엔 인근 약령시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한방진흥센터는 인기 게임ㆍ웹툰ㆍ드라마 등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한의원과 닮은꼴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실제로 센터 방문객은 올해 초 대비 4배 늘었다. 전국 최대 규모의 한약재시장인 약령시는 이 센터를 중심으로 ‘K-웰니스’의 대표 명소로 성장 중이다.


이처럼 동대문구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선 향후 돈과 절차라는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았다. 청량리종합시장은 ‘서울시 2기 디자인 혁신 전통시장’에 선정돼 200억원 지원이 예고됐지만, 지난 7월 서울시 투자심의위에서 재검토 판정을 받았다. 이 구청장은 “내년 2월 직접 나가 설득하겠다”며 재도전을 다짐했다.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도 아직은 후보지 단계라 중앙ㆍ서울시 협의, 재원 마련, 공론화라는 산이 남았다.  이에 이 구청장은 “‘절박함과 절실함’이 힘이 되어 변화와 혁신을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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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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