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300억 구간 기업
이자보상비율 3.51배→0.38배
영업이익률 4.54%→0.64% ‘뚝’
중견사, 벌어서 이자도 못 낼 판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건설엔지니어링업계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사들의 재무안정성이 1년 사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지난 28일 발표한 ‘2024년도 엔지니어링서비스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건설 부문 엔지니어링사의 이자보상비율은 1.74배로 전년(1.83배) 대비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으로(배수로도 표기), 값이 클수록 수익성과 채무상환능력이 우수하다. 통상 150%(1.5배) 이상이면 이자 지급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며, 100%(1배) 미만이면 한 해 장사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거시지표와 비교해도 부진이 두드러진다.
한국은행 ‘2024년 기업경영분석’에 잡힌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기업 3만4000여 곳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2.99배였다. 건설부문 엔지니어링사의 수치(1.74배)는 이 통상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특히 업계의 ‘허리’인 매출 100억~300억원 구간이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구간의 이자보상비율은 2023년 3.51배에서 2024년 0.38배로 곤두박질쳤다. 사실상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다수 존재함을 시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54%→0.64%로 급락했고, 당기순이익률도 6.03%에서 -3.43%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매출 300억원 초과 대형사는 1.76배→1.70배로 낙폭이 제한적이었고, 10억~100억원 구간은 5.07배에서 3.51배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주 파이의 편중과 규모의 경제 차이가 현격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중견사의 지표 악화는 본질적으로 수익성 급락에서 비롯됐다. 판관비ㆍ원가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이 증발했지만, 금융비용은 좀처럼 줄지 않았던 탓이다. 평균 차입금 이자율은 2023∼2024년 모두 4.8∼4.9%대로 유사했으나, 분자(영업이익)의 급감이 분모(이자비용)를 압도하지 못하면서 이자보상능력이 빠르게 약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는 탄탄한 수주 기반으로 방어했지만, 중견사는 금융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이익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안전 이슈 부각과 발주 지연 등 경영환경이 더 나빠진 점을 고려하면 올해 재무 안정성은 추가 악화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건설부문은 엔지니어링 산업 내 비중 1위를 지켰다. 2024년 엔지니어링서비스업 매출은 약 474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건설부문이 157조원(33.16%)으로 가장 컸다. 뒤이어 기계 104조원(22.03%), 화학 49조원(10.40%), 정보통신 46조원(9.89%), 전기 38조원(8.17%) 순이다.
다만 수익성 방어와 이자 커버리지 회복 없이는 건설 부문의 체력 저하가 구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ㆍ품질비용의 실비 인정과 엔지니어링 서비스의 정당한 보수 체계 확립, 선수금ㆍ기성 구조의 유동성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업계 허리인 중견사들의 경영상황 악화는 연쇄적으로 대형사와 중소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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