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고속도로 협약식 및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과기정통부 제공 |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정부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을 확보해 인공지능(AI) 시대 인프라를 구축하는 ‘AI 고속도로’ 사업이 첫 발을 뗐다. 정부는 기존 2030년까지 5만장 확보 목표를 최소 2년 이상 앞당기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특별법 제정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 등 사업 참여 3개사는 AI 확산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서비스 고도화를 약속하며 화답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경기 안산시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AI 고속도로 협약식 및 간담회’에서 “내년까지 GPU 3만7000장을 조기 확보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먼저 연구ㆍ서비스 개발 환경을 빠르게 구축할 테니 민간이 재투자와 시장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서 달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AI 고속도로 구축’ 현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 장관을 비롯해 카카오,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GPU 1만3000장과 내년 GPU 9000장급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확정했고, 내년 1만5000장 확보를 위한 예산안을 마련한 상태다.
내년 3만7000장 확보 계획을 밝히며 당초 2030년까지 5만장을 마련하려던 구상을 대폭 앞당겼다. 3만7000장은 5만장 목표치의 74%에 달한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AI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향후 2-3년이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에서다.
데이터센터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GPU 등을 운용하는 시설동과 상주 인력이 근무하는 운영동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는데, 법적 개념을 명확화하는 차원에서다. 법적 울타리 부재로 그간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건축법, 상하수도법 등을 따져야 해 시간이 지체됐던 문제가 있다.
배 장관은 “국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도적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특별법 등 법적 기반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고 했다.
![]() |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첨단 GPU 확보 및 AI 고속도로 현장간담회'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배경훈 장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득중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원장. 사진: 과기정통부 제공. |
정부 AI 사업 지원 이후 민간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는 고민도 나왔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정부 지원 사업 이후에도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클라우드 업체들은 단순 인프라 조성을 넘어 AI 기술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가대표 AI든 인공지능 전환(AX)이든 정부 사업이 많이 있는데 조화가 이뤄지면 지원이 마중물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인프라만이 아니라 AI 기술이 행정이든 산업이든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 인프라 제공자 입장에서 기술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GPU 통합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12월에는 산학연 등 대상 GPU 배분ㆍ지원에 착수할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지속 가능한 AI 고속도로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국내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 강화 ▲친환경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에너지 효율화 ▲지역과 상생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환 기자 eruta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