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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우리은행이 1일부터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중 '우리WON전세대출(주택보증)'에 대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 대한 은행권의 선제적 대응이 계속될 전망이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확대에 이어 일반 전세자금대출 판매도 일시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도 내년 중에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상품인 '우리WON전세대출(주택보증)' 판매를 1일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으로 취급되는 전세자금대출이다. 판매 재개 시기는 주금공의 보증 업무지침이 전산에 반영되는 대로 비대면 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지침 개정은 고액 전월세에 대한 보증 제한을 두기 위함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적용됐는데, 이번 전산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대면과 비대면 모두 고액 전월세 보증을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저소득·실수요층을 위해서 '우리스마트전세론(SGI서울보증)'과 '우리WON전세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은 계속 판매한다. 전세자금대출은 대부분 주금공 보증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이번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의 한시적 중단으로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취급규모도 조정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10월까지 수도권 외 지방 지역에 대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취급 중단키로 했다. 조건부 취급 대상 중 △지난 6월 이전 전세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계약금을 입금한 세입자 △직장 이전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등의 사유로 이사하는 경우에는 심사 후 예외 적용할 계획이다.
1주택 이상 주택을 보유한 세대에 대한 전세자금대출과 타행 대환대출 용도로 취급되는 대출도 전국 단위로 막아놓은 상태다.
다른 은행들은 이미 9월말까지 취급되는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소진, 10월 신청분을 취급하고 있다. 10월 신청분도 9월 중 조기 마감될 전망이다. 가을 이사철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한정된 대출 취급 한도는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절반 이하로 감축된 만큼 은행들로서도 대출 취급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가을 이사철 들어가면서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같은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한 만큼 미리 전세자금대출 취급 규모를 감축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미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주택 구입과 전세 관련 정책대출 재원을 10조3016억원으로 올해 14조571억원보다 3조7555억원(26.7%)이나 줄였다. 주택구입인 디딤돌대출은 물론 전세 세입자를 위한 버팀목 대출 한도와 취급 총량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금융당국은 6·27 가계부채 대책을 통해 디딤돌·버팀목 대출 최대 한도를 20%가량 축소한 바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도 마찬가지로 취급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으로 전세자금대출의 DSR 적용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취급 총량 등을 미리 제한해놓으면 전세자금대출의 DSR 적용은 큰 무리가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전세자금대출의 총량을 줄여놓으면 전세대출의 DSR 적용으로 한도 감축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며 "은행들도 이같은 규제 강화를 대비해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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