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원건축, 만장일치로 64억 설계권 잡아
해마ㆍ상지 등과 컨소시엄 이뤄
지역 역사와 경관 잇는 설계 전략 돋보여
내년 하반기 착공, 2030년 준공 목표
![]() |
‘서산시 시청사 건립사업 설계공모’ 당선작 정면 투시도. / 사진=건원건축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충남 서산시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시청사 신축건물의 밑그림이 나왔다.
1일 서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달 19일 ‘서산시 시청사 건립사업 설계공모’에 대한 심사를 갖고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이하 건원건축)이 제출한 공모안 ‘시간의 풍경 서산(Time Scape Seosan)’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건원건축이 최종 심사에서 재석 심사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화이트그라운드건축사사무소를 제치면서다. 이로써 건원건축은 해마종합건축사사무소,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이륙공종합건축사사무소와 공동수급체를 이뤄 64억원의 설계권을 거머쥐었다.
당선작은 해미읍성의 축조 방식을 계승한 열린 저층부, 관아문의 열주 형식을 현대화한 상징적 타워부, 처마 곡선을 닮은 지붕을 주요 디자인 요소로 삼았다.
관아문과 외동헌, 부춘산이 한눈에 보이는 입지를 활용해 서산의 역사와 현재 도시 경관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청사 고층부는 장방형 배치로 조망과 채광을 확보하고, 저층부는 도시 축과 수평적으로 맞물리도록 계획했다.
현 청사와 신청사, 부춘산을 연결하는 ‘시간의 축(Time Corridor)’ 개념도 눈길을 끈다. 역사문화공원에서 시작해 신청사와 산으로 이어지는 보행광장은 서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시민의 공공 경로가 될 전망이다.
![]() |
‘서산시 시청사 건립사업 설계공모’ 당선작 측면 투시도. / 사진=건원건축 제공. |
부지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배치도 돋보인다. 건원건축은 경사가 심한 북측 지형을 고려해 건물 레벨을 나누고, 본청, 의회, 어린이집 등 주요 기능을 분산 배치해 독립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본청 1~3층은 시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통합로비와 전시공간으로 조성해 소통의 장으로 삼았다. 3개 층에 걸친 미디어월, 외부 문화데크, 아트홀과 도서관 등 시설 접근성을 높여 일상과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 공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친환경 계획도 담겼다. 수직 보이드와 루버로 자연광과 환기를 극대화하고, 옥상녹화와 실내 녹화로 휴게와 공기질 개선을 동시에 꾀했다. 기존 수목과 수공간, 데크를 활용해 입체적 보행 공간을 조성하고, 부춘산 체육공원과 연계한 녹지축으로 생태적 흐름을 만든 점도 호평을 얻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신우 건원건축 상무는 “서산은 고유의 생활문화와 역사, 생태가 함께 어우러진 도시”라며 “도시의 맥락을 신청사에 오롯이 담고, 경사진 지형은 조경 공간으로 활용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위적인 청사에서 벗어나 시민이 편하게 찾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특히 지상 1~3층을 시민 교류 공간으로 계획한 만큼, 일상과 문화가 함께하는 열린 청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청사는 서산시 읍내동 517번지 일원 4만6496㎡ 터에 지하1층∼지상7층, 연면적 3만8415㎡ 규모로 들어서며, 목표 공사금액은 약 1173억원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 착공해 이르면 2030년 준공ㆍ개청한다는 계획이다.
전동훈 기자 jd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