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9월 전승절ㆍ유엔총회 ‘외교 빅뱅’…10월 경주 APEC ‘평화의 장’ 될까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9-01 08:39:39   폰트크기 변경      
‘꽃놀이패’ 쥔 김정은…국제정세 대결 구도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 [대통령실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중국 전승절과 유엔 총회가 잇따라 열리며 9월이 국제 정세를 좌우할 ‘외교 빅뱅’의 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제기된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이 공식화되며 한반도 정세에 한층 더 복잡한 형국이 그려지고 있다.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 무대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반미연대’ 구축의 장이 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9월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북중러 공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대북 정책 등에 대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총회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트럼프의 재회는 물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 3자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중러 공조 대응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한미가 사전 조율을 통해 유엔 총회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북 메시지를 동시에 낸다면 국제사회 공감대 확산과 북한의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 낼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향후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경쟁 속에서도 상호 협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환될지, ‘대립 일변도’로 갈 것인지가 9월 ‘빅이벤트’들을 계기로 판가름날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양측 사이에서 ‘구애’를 받게 된 김 위원장이 ‘꽃놀이패’를 쥐게 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혈맹’ 수준으로 격상된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경제ㆍ통상 등 지원을 이끌어 내게 된다면 한미의 대북 협상력은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미국과 사실상 ‘관세 휴전’ 상태인 중국이 북한과의 협상 중재를 고리로 미국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러시아 역시 종전 등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북한 개발 협력’ 등을 카드로 내밀 수 있다.

미중을 양대 축으로 한 9월 외교 일정이 지나면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10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한국 경주에서 열린다.

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참석이 유력한 만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등 통상 현안은 물론 북한 문제 등 폭넓은 글로벌ㆍ역내 문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이재명 정부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미 회담 후속 조치의 핵심 중 하나로 ‘APEC 준비’를 내세워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다만 우리 정부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나 중재 노력은 자제하고, 미국 등 주변국과의 협상ㆍ조율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금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기대치를 높여 얘기하는 것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며 “그냥 담담하게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의 전승절 계기 ‘다자외교 데뷔’에 대해선 “꽤 주목을 요하는 상황 진전”이라면서도, 북중러 공조가 강화될 경우 “그렇게 되면 (한미일 대 북중러 등) 그룹별 분열선이 심화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 실장은 또 김 위원장이 직접 APEC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선 “낮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APEC 전후 판문점ㆍ비무장지대(DMZ) 등에서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강성규 기자
gga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