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활용방안 수립해 재개발 추진
민간ㆍ공공 협력 새 도시관리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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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의류부터 식품까지, 생활 전반이 온라인 중심 소비문화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대형마트와 영화관 같은 오프라인 상업공간이 잇따라 비어가고 있다. 서울시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활용도가 낮아지는 대규모 상업시설 부지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개발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단순한 현황 파악이 아니라 산업 환경 변화와 시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춘 도시 공간 재배치와 혁신적 활용을 위한 사전 단계다. “AIㆍ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의 확산과 온라인 서비스 발전이 시민 생활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계획 지원을 위해서라도 선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 부지별로 사정이 다 다르다. 소유권이 빨리 넘어가는 상황인지, 개발계획이 시급한 곳인지, 아니면 시간을 두고 볼 수 있는지 유형별로 정리해 연내에 틀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활용방안 수립이 필요한 대상지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홈플러스ㆍ이마트 등 대형마트부터 CGVㆍ롯데시네마 같은 멀티플렉스까지 다양하다. 업계에 따르면 CGV는 전국적으로 올해만 11개 영화관을 문 닫았다. 서울 하계점을 비롯해 북수원ㆍ송파ㆍ연수역점 등이 잇따라 폐점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객 감소세가 장기화하면서 대규모 상업시설이 도시 곳곳에서 ‘유휴 부지’로 전환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토지주 입장에서는 사업성을 극대화하고 싶어 하지만, 시는 해당 지역 발전 차원의 계획성을 요구한다”라며 “민간의 수익성과 공공의 방향성을 맞물려 사업이 갈 수 있도록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게 이번 조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선진적 도시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업성이 아닌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고령화·저출산 같은 도시 여건 변화와 서울시 핵심 정책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비어가는 공간에 새 숨을 불어넣어 도시 전반의 활력을 견인할 전략 거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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