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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發 ‘성과급 전쟁’…삼성 흔들고 현대차 파업 불씨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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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2 17:38:29   폰트크기 변경      

사진:연합


하이닉스 ‘영업이익 10% 성과급’ 충격파

삼성노조 “제도개선” 압박

제조업 전반 파업 전운 고조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 성과급’ 파격 합의를 발표한 직후, 삼성그룹 공동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하이닉스발(發) 성과급 열풍이 삼성까지 번지며 제조업 전반의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2일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제목의 서한을 이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노태문 DX부문장에게 발송했다. 노조는 “하이닉스는 투명한 산정 기준을 마련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을 고수하며 ‘깜깜이 성과급’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며 “성과급 개선 TF를 꾸려놓고 결과물도 없다”고 압박했다.

하이닉스는 이번 합의로 ‘기본급 1000%’ 상한선을 없애고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39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 속에 직원 1인당 1억원 이상 인센티브가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선 “하이닉스와 삼성의 경영 환경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하이닉스는 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으로 실적이 급반등했지만, 삼성전자 DS부문은 메모리 불황과 파운드리 경쟁 심화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성과급 개편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2021년 성과급 불투명 논란 당시 최 회장이 자신의 연봉 30억원을 반납하며 불만을 달래고, 이후 산정 기준을 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꾼 연장선이다. 업계에서는 “어려울 때 격려하고, 잘 될 때 확실히 보상한다”는 최 회장의 인재 관리 전략이 하이닉스를 글로벌 1위 반도체 회사로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조업 전반에서는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의 1차 임금 제시안에 반발해 총파업 가능성을 띄우고 있으며, 기아 노조도 ‘주 4일제’와 ‘성과급 3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올해만 9차례 파업에 들어갔다.

조선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노조가 합병 발표에 반발해 공동 투쟁을 예고했다. 철강업계에서도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직접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포스코 노조는 창사 57년 만의 첫 파업을 검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성과급 합의가 촉발한 ‘보상 불만’과 노란봉투법이 강화한 ‘교섭력 확대’가 맞물리면서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국면”이라며 “성과 보상과 고용 안정, 경영 불확실성이 얽힌 복합 위기 속에서 기업들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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