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건희 여사가 고가의 명품 목걸이를 선물 받고 인사 청탁을 들어줬다는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일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그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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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직접 줬느냐”, “인사 청탁과 연관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오후 특검에 출석한 박 전 실장도 “비서실장 임명 당시 이 회장의 청탁 있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를 선물하면서 사위인 박 전 실장에 대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실장은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 회장은 특검팀에 제출한 자수서를 통해 김 여사에게 목걸이 등을 선물로 준 사실을 시인한 상태다.
앞서 김 여사는 이 목걸이 등을 2022년 6월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일자 처음에는 “지인으로부터 빌렸다”고 해명했다.
이후 논란이 이어지는데도 김 여사는 검찰ㆍ특검 수사 과정에서 목걸이에 대해 ‘모조품’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김 여사의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법원의 영장심사를 앞두고 이 회장이 ‘목걸이를 직접 구입해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특검은 앞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목걸이 가품과 이 회장이 제출한 진품을 모두 법원에 제시하면서 ‘증거 인멸 정황’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김 여사 구속의 ‘스모킹 건(결정적인 증거)’이 됐다.
특검은 서희건설 관련 의혹 이외에도 김 여사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는 대가로 인사 청탁을 들어주는 등 ‘인사 전횡’을 휘둘렀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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