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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울이 예술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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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3 12:49:39   폰트크기 변경      
가을빛 위에 조각이 앉다

뚝섬서 시작해 11곳으로 확장
100여 점 야외조각 시민 곁으로


뚝섬한강공원에 설치된 방인균 작가의 ‘얼쑤!(Eolsu!)’. / 사진 : 안윤수 기자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뚝섬한강공원에 들어서면 익숙한 강변 풍경이 낯설게 다가온다. 커다란 날개를 펼친 새, 기하학적 동물 형상, 숯으로 빚은 사람의 얼굴까지. 산책길에 불쑥 들어온 작품들이 시민들의 걸음을 붙잡는다.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열리는 제2회 ‘서울조각페스티벌’ 덕분이다.

축제의 시작은 뚝섬한강공원이다. 1일부터 7일까지 개막전이 열리고, 이후 서울식물원, 보라매공원, 북서울꿈의숲 등으로 확장돼 ‘서울조각전시+’라는 이름으로 이어진다. 서울 전역 11곳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모한다.



이환권 작가의 ‘난민복서’. / 사진 : 안윤수 기자 


올해 페스티벌에는 100여 점의 야외 조각이 시민들을 기다린다.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서울조각상’ 결선 진출작 14점, 원로·중견 작가 10인이 참여한 초청 기획전 22점, 민간협력 전시 55점이 함께한다. 특히 ‘서울조각상’ 결선전은 시민이 직접 참여한다. ‘생동하는 서울: 나비의 날갯짓’을 주제로 응모한 98명 가운데 선정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현장 QR투표 50%와 전문가 평가 50%를 합산해 대상을 뽑는다. 대상작은 마포 노을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3년간 전시된다.



신예진  작가의 ‘자유의 군무’. / 사진 : 안윤수 기자 


무게감을 더하는 건 초청 기획전이다.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만든 김영원, 바티칸 대성당에 동양인 최초로 조각을 세운 한진섭 등 원로·중견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조각가협회와 크라운해태 아트밸리도 힘을 보태 다채로운 작품을 마련했다.

관람의 편의도 놓치지 않았다. 서울시 명예시장인 배우 고두심이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해 입선작 해설을 들려준다. 뚝섬 곳곳에서는 작가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개막식에는 발레와 클래식 공연이 조각 작품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작가와 기자가 함께하는 ‘조각 토크 콘서트’도 마련됐다.


이영섭 작가의 ‘천사(샘)’. / 사진 : 안윤수 기자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조각놀이터’, 입선 작가가 직접 강사로 나서는 ‘나도 조각가’, 시민이 협업 조형물을 제작하는 ‘약자동행 in 서울조각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매일 오후 5시에는 버스킹 공연이 열려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양진옥 작가의 ‘포옹(Hug Me)’. / 사진 : 안윤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조각 작품은 도시의 상징이자 시민들의 삶의 질과 품격을 높여주는 힘”이라며 “서울 어디서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예술이 시민의 일상이 되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갤러리에서 거리까지, 서울은 전시장”

미술관 107곳 참여 ‘아트위크’
코엑스ㆍDDPㆍ시립미술관 총출동
스탬프 투어ㆍ버스킹까지 다채



지난해 열린 키아프의 전시 전경 / 사진 : 키아프 제공 


9월 첫 주, 서울은 미술의 도시로 변신한다. ‘서울아트위크’가 1일부터 7일까지 열리며, 미술관과 갤러리 107곳이 참여해 100여 개 전시와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시민은 무료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고, 해외 컬렉터와 애호가들은 코엑스, DDP, 시립미술관을 오가며 세계적 작품을 확인한다.

하이라이트는 국제 아트페어다. 코엑스에서는 9월 36일 ‘프리즈 서울’, 37일 ‘키아프 서울’이 동시에 열린다. 국내외 갤러리 300여 곳이 모여 한국 거장과 세계 작가들의 최신작을 선보인다.



서울라이트 디디피 여름 전시. / 사진 : 서울시 제공 


DDP에서는 1~14일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가 열린다. 아시아 첫 개최다. 현대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를 넘는 대형 설치작이 펼쳐지고, 같은 시기 밤마다 ‘서울라이트 DDP 2025 가을’이 건물 외벽을 스크린 삼아 미디어 파사드 쇼를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9월 5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열린다. 올해 주제는 ‘강령: 영혼의 기술’. 세계 30여 개국 작가들이 오컬트, 신비주의, 영적 전통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들을 내놓는다.


2025 FW 서울패션위크 오프닝쇼를 맡은 한나신의 런웨이. / 사진 : 서울시 제공 


패션ㆍ뷰티 행사도 줄줄이 이어진다. ‘서울패션위크’(9.1~7)는 덕수궁길, 문화비축기지 등 도심을 런웨이로 활용한다. 서울뷰티위크, DDP 야외 전시도 동시에 열린다.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치도 많다. 서울아트위크 전시관 5곳을 돌며 스탬프를 모으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9월의 서울은 한 주간 압축된 ‘예술의 계절’이다. 낮에는 코엑스에서 세계적인 그림을 보고, 저녁에는 동대문 야경 속 미디어 아트를 즐기고, 주말에는 뚝섬에서 조각을 만나는 경험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내세운 “세계적인 미술도시 서울”이라는 구호가 이번만큼은 낯설지 않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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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lake8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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