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치킨소스 등 TBK 브랜드 론칭
푸드 컨설팅과 원스톱 수출 전략
미국ㆍ유럽ㆍ대만 등서 직접 시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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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글로벌 소스 'TBK'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더본코리아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해외 현지 셰프가 어떻게 해야 우리의 장(醬)을 조합해 한식을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3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글로벌 소스 'TBK(The Born Korea)'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연이은 논란에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더본코리아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백 대표가 K-소스부터 컨설팅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해외 전략을 들고나왔다.
백 대표는 이날 TBK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밝혔다. 우선 양념치킨소스, 매콤볶음소스, 간장볶음소스, 된장찌개소스, 김치양념분말, 떡볶이소스, 장아찌간장소스 등 7종을 출시한 뒤 연말까지 쌈장소스, 매콤찌개소스, LA갈비소스, 짜장소스 등 4종을 추가해 총 11종으로 늘린다.
이번 소스는 더본코리아의 다브랜드 전략과 맞닿아 있다. 더본코리아는 한두 가지 대형 브랜드가 아닌 여러 개의 소형 브랜드를 운영하는 다브랜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 브랜드는 매출 규모가 작아 마케팅이나 신규 투자에 한계가 있다. 백 대표는 "브랜드마다 규모가 달라 특정 브랜드에서 나온 수익을 소형 브랜드에 투자하는 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해외에서 나온 수익을 국내에 투자하고, 이를 활용해 국내에서 새로운 메뉴나 브랜드를 만들어 다시 해외로 나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백 대표가 택한 건 K-소스다. 소스는 가정이나 식당 어디에서든 활용할 수 있어 한식을 '외식 메뉴'가 아닌 일식이나 중식처럼 문화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게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소스를 통해 요리가 돼야 K-푸드가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TBK 소스 패키지에 QR코드를 삽입한 것도 현지인들이 한식을 쉽게 따라 하거나 응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QR코드를 통해 1분 내외의 조리법 영상을 보면서 한식 퓨전요리 집밥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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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K 소스 제품./사진=더본코리아 |
해외 진출 전략에도 변화를 준다. 지금까지 더본코리아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매장을 빠르게 늘려왔다. 현재 전세계에서 16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백 대표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 기업들이 더본코리아의 브랜드보다 자체 브랜드로 한식을 운영하길 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는 "한식은 운영하고 싶은데 본인 브랜드로 선보이길 원하는 기업도 있다"며 "그렇다면 그동안 더본코리아가 만든 소스를 수출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식당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그중 한국인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곳은 많지 않다는 게 백 대표의 설명이다.
더본코리아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소스를 B2B(기업 간 거래)로 공급하는 동시에 레시피부터 셰프 교육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내놨다. 현지 수요에 맞춰 조리법과 메뉴 등에 대해 논의하고, 원가 예측과 폐기율 절감, 식품 관련 인증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 7월 독일 유통그룹 글로버스의 본사가 위치한 샹트벤델 지역의 마크탈레 하이퍼카켓 푸드코트에서 비빔밥과 덮밥 메뉴를 선보였다.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조리 기기 활용법까지 알려줬다. 더본코리아는 연내 독일 애쉬본 지역에 2호점을 연 뒤 프랑스와 영국 등 인근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식품 대기업들도 실행하고 있는 전략이지만, 프랜차이즈에 특화된 더본코리아는 가맹사업에 가장 적합한 소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앞서 전 세계에서 '불닭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도 불닭 소스를 별도로 출시해 해외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비비고 김치'를 판매 중인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만능 김치 요리용 소스'를 유럽 국가에 수출한다.
경영자를 넘어 더본코리아의 상징이기도 한 백 대표는 해외에서 직접 시연회를 열며 영업 선봉에 서기로 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대만·중국 등을 돌며 시연회를 한다. 현재 미국 주요 거점에서 시연회를 검토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까르푸·코스트코 등 유통사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중국에서는 기업과 병원 등에 한식 메뉴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백 대표는 "1970~1980년대 직접 해외에 나가 보따리를 풀며 판매하던 종합상사가 모델"이라며 "글로벌 푸드 컨설팅까지 함께 제공하는 유통 브랜드 TBK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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