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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정상, 66년 만에 한 자리…‘반미’ㆍ‘반서방’ 3각 연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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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3 16:52:12   폰트크기 변경      
‘다자외교 데뷔’ 김정은에 쏠린 눈…트럼프 “김ㆍ푸틴에 안부 전해 달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했다. /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중국 전승절(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이 3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렸다.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군사력과 반서방 국가들의 연대 구축을 과시하는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자외교 무대 데뷔, 66년 만에 북중러 3국 정상들의 ‘집결의 장’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연단 중앙에 선 시 주석 좌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서 3국을 주축으로 한 ‘반미’ㆍ‘반서방’ 연대를 과시했다. 이들은 열병식 이후 열린 리셉션에서도 나란히 등장해 3국 공조 강화 의지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북한은 김 위원장 방중 이후 정상과 주요 인사 왕래를 부활해 중국과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려 한다”면서도 “김 위원장 시선의 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는 북미 대화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도 즉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열병식이 시작된 직후 SNS에 시진핑을 향해 “수많은 미국인이 중국의 (항일 독립투쟁) 승리와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며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제대로 기리고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북ㆍ러를 겨냥해 “미국을 상대로 함께 음모를 꾸미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며 비꼬는 메시지를 보냈다.

열병식에는 중국의 최첨단 무기들이 대거 등장했다. 가장 눈길을 끈 무기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東風ㆍDF)-5C’이었다. 기존 DF-5B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며,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전략핵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 최대 1만4000㎞로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ICBM ‘둥펑(DF)-41도 나왔다.

장거리 미사일 DF-61,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인 DF-26D도 등장했다. DF-26D의 최대 사거리는 5000㎞ 정도로 미국령 괌까지 도달 가능하다.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도 사정권에 있다.

이와 관련,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 때문에 대만에서 유사 사태 발생 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 밖에서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이번 열병식에는 또 주한미군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중ㆍ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선보였다.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ㆍYJ)-21 극초음속 미사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ㆍJL)-3 등 JL 계열 미사일과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알려진 요격 미사일 훙치(紅旗ㆍHQ)-29도 모습을 보였다.

열병식 동안 젠(殲ㆍ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상공을 비행했다.

시 주석은 열병식 연설에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인민은 역사와 인류 문명의 진보라는 올바른 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이징에서의 무력시위는 중국이 외세의 압력에 저항할 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또한 중국이 세계의 중심 국가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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