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염 성능ㆍ유해가스 검증
시연 결과 토대로 객실 설비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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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 경기도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전동차 화재 시연이 열린 가운데 불이 난 전동차 객실에서 승객을 가정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대피하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실제 운행 환경을 본뜬 화재 상황에서 전동차 내장재의 안전성을 직접 확인했다.
4일 공사는 경기도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서울소방재난본부와 합동으로 전동차 객실과 실내 설비품 6종을 대상으로 화재 시연을 진행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 5월 5호선 방화 사건 이후 제기된 “연기 확산 속도·유해가스 성분까지 종합 검증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사는 현재 신조 전동차의 내장판, 단열재, 객실의자, 바닥재, 통로 연결막, 입석 손잡이 등 설비가 철도안전법(철도차량기술기준)상 화재안전 최우수등급(4등급)을 충족하는 불연·난연 재질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실제 상황에서 방염 성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운행 상태가 5호선 화재 차량과 유사한 폐차 예정 420편성 전동차를 활용했다.
시연은 세 단계로 이뤄졌다. 먼저 설비품 단품을 거치대에 고정한 뒤 화염원(토치)을 20초간 직접 방사해 연소 가능 상태와 안전성을 살폈다. 이어 전동차 객실 한 칸에 인화물질(2L)을 살포해 점화하고, 연소 시간과 연기 확산 속도, 유해가스 성분, 화재 온도를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자연 소화 이후 객실 내부 상태를 점검했다. 위험도와 안전성을 고려해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점화·소화와 이례 상황 대비, 소방차 대기 등 현장 안전관리를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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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객실 화재 모의 시연 장면. / 사진 : 서울교통공사 제공 |
기관 간 협력도 병행됐다. 공사는 7월 23일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전동차 및 설비품 화재안선성 검증과 매뉴얼 보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8월 14일에는 사전 모의 시연을 거쳤고, 소방 분야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전동차 객실 화재 시 승객 대피 요령과 매뉴얼 보완 등 효율적 안전관리 방안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공사는 이번 시연 결과를 전동차 객실 설비 보완과 전동차ㆍ역사ㆍ터널 내 화재 대응 매뉴얼(승객 대피 포함), 소방 당국과의 합동 대응체계 강화 등 안전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연 과정에서 확인된 시민 안전 위협 요소는 체계적으로 분석해 향후 전동차 설계ㆍ제작 단계의 보완 사항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화재 시연은 실제로 운행 중인 전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혹시 모르는 위험을 검증하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실험 결과를 토대로 매뉴얼과 설비품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한 지하철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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