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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60% 뜯어가는 프랜차이즈…“남는 게 없다” 가맹점주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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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5 13:54:04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서울 관악구 프랜차이즈 가맹점 칼부림 사건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수수료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창업 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테리어비부터 유통마진이 붙은 재료비, 각종 로열티까지 가맹점주들이 매출의 50% 이상을 본사에 납부하는 구조적 문제가 극단적 갈등으로 번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해당 피자 프랜차이즈는 창업 점주들에게 주방 집기류 등으로 5700만원을 받아왔다. 이 업체 매출은 2022년 31억9800만원에서 지난해 85억800만원으로 급증했다. 점주 가족들은 경찰에 “본사 지정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공사했는데 누수와 타일 파손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프랜차이즈 가맹점 평균 창업 비용은 1억1300만원이며, 이 중 인테리어 비용이 45.6%를 차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보면 주요 피자·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창업 시 5300만~6000만원의 인테리어·주방용품 비용을 본사 지정 업체에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최초 가맹금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창업 후에도 지속되는 비용 부담이다. 일부 프랜차이즈는 로열티, 광고분담금, 포스 사용료 등 30가지 수수료 항목을 요구한다. 한 대형 피자 가맹점은 로열티(월매출 6%), 광고분담금(월매출 5%), 포스 사용료(79만원) 등을 부과하며, 연체 시 법정 최고 이자율인 20%를 적용한다.

가맹점주들의 부담은 본사 공급 재료비에서 극대화된다. 서울시가 가맹점 186곳을 분석한 결과 전체 영업비용 중 프랜차이즈 공급 재료비가 49.5%로 1위를 차지했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10.8%)보다 5배 가까이 높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상위 6개 프랜차이즈의 최근 3년간 평균 유통마진은 가맹점당 12.9%다. 한 업체는 최대 17%를 수취했다. 점주가 시중에서 10만원에 살 수 있는 재료를 11만7000원에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5대 업종 가맹점의 평균 차액가맹금은 2021년 1600만원에서 2023년 2460만원으로 54% 증가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일반적인 가맹점주는 재료비와 로열티만으로 매출의 50%를 본사에 납부한다. 리뉴얼비와 각종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60~70%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한 피자 가맹점주는 “전체 매출의 40~50%는 마진이 붙은 식재료와 로열티로 본사에 지급하고 있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현재 bhc치킨, 배스킨라빈스 등 17개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가맹점주 2491명이 소송을 진행 중이다. 공정위 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본사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가 54.9%로 전년 대비 16.1% 늘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유통마진과 일방적 비용 강요가 점주들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근본적인 본사와 가맹점 간 비용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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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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