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샤워 포기했다”…강릉 ‘마른 도시’ 절규에 지자체ㆍ기업ㆍ시민 총력 구원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9-07 10:25:54   폰트크기 변경      
넉 달 만에 저수율 85%→13%

이 대통령 “전국 단위 기부 권장” 지시
시민 기부ㆍ선행까지…연대 확산



지난 3일부터 강릉 가뭄피해 긴급모금이 진행 중인 ‘카카오같이가치’ 홈페이지. / 사진 : 카카오같이가치 홈페이지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최악의 가뭄에 강릉이 단수 사태로 비상이 걸렸다.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강릉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생수와 급수차가 속속 도착하고, 온라인 기부와 작은 선행까지 더해지며 절박한 상황을 함께 넘어서려는 연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7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전국 지자체와 기업ㆍ기관들이 보내온 생수는 총 137만7139병에 달한다. 무게로 따지면 1742t으로, 전체 시민 20만명 중 식수난을 겪고 있는 18만명이 약 5일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강릉시는 생수 4000t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부족분은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해 채울 계획이다.



강릉에서 지원중인 서울 성동구 급수차 모습. / 사진 : 성동구 제공



급박한 상황에 먼저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발 빠르게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병물 아리수 8448병을 긴급 전달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도 1만7000병을 추가 지원했다.


성동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급수차 3대를 파견해 5일간 180t의 물을 공수했다. 성북구도 급수차 5대를 긴급 투입했다. 강서구는 2만5000병의 생수를 전달했고, 송파구와 은평구도 각각 2만병, 5000병을 보탰다. 서초구 역시 강릉과 자매결연 도시로서 생수 3200병을 직접 전달하며 장기적 지원을 약속했다.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도 발걸음이 이어졌다. 강원 정선군은 생수 2만병과 20t급 운반급수 차량 1대를 보냈고, 경기도는 생구 1만6000병을 긴급 지원했다. 양평군은 생수 1만병, 충남 보령시는 생수 4만2208병을 보냈다. 원주시는 지난달 22일 8400만 원 상당의 생수 약 12만병을 전달했다. 제주도와 광주시, 쿠팡, 우리금융그룹 등도 지원 행렬에 합류했다.



송파구가 강릉 시민을 위해 생수 2만 병을 긴급 지원했다. / 서진 : 송파구 제공


전국 시민들의 기부도 뜨겁다. 카카오의 ‘같이가치’ 플랫폼에는 나흘 만에 5만7505명이 참여해 1억1681만원이 모였다. 댓글만 남겨도 1건당 1000원이 자동 기부되는 방식이 더해져 참여 열기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기부와 지원을 직접 독려했다. 그는 “장단기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전국 단위에 요청해 공동체 의식도 함양할 겸 기부를 권장하라”고 지시했다. 여력이 있는 지자체에는 식수 기부 및 지원을 요청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강원 강릉시 강릉아레나 주차장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와 경로당, 유치원 등에 생수를 배부하기 위한 생수가 쌓여있다. / 사진 : 연합 


한편, 현재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넉 달 만에 85%에서 13%로 곤두박질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평년 저수율(71%)과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강릉 일원에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한 뒤 군과 소방이 급수 지원에 나섰지만, 저수조 고갈로 인해 일부 공동주택에서는 단수가 현실화됐다.

이에 세면대에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강릉 주민들은 “살다 살다 가뭄으로 생수까지 받은 것은 처음이다”, “샤워는 포기하고 생수로 버텨야 할 판”이라는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lake806@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