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정 ‘엇박자’ 우려 불식시킬지 관심
여야정 국정협의체 논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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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4일 국회의사당 본청 계단에서 조은석 특검팀이 국회 본청에 위치한 당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를 성토하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사진:국민의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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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사진:민주당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야당 대표와 일대일로 만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에 이어 장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가진다. 여야의 극렬한 대치 상황이 정기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만남으로 협치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동 일정을 전하며 “국정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위함”이며 “회동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취임 일성으로 ‘대여 투쟁’을 선언했던 장동혁 대표가 이 대통령과 만나 내놓을 메시지의 내용과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대표는 먼저 여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 것 자체가 대통령 지지율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 대표 입장에선 대여 투쟁 이미지를 선명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국민의힘을 겨냥한 특검 수사와 민주당이 추진 중인 3대 특검(내란ㆍ김건희ㆍ순직해병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강한 비판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를 향해 특검법 개정안 처리 중단과 함께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한 민주당이 오는 25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검찰청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방송통신위원회를 해체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에 대한 속도 조절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5일 “국회가 특검법이나 특별재판부 설치 같은 법 때문에 교착상태에 막혀있는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이라며 “대화와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이 찬탄과 반탄으로 나뉘어 내분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회동을 리더십을 보다 공고히 하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앞에서 강경발언을 통해 대여 투쟁 의지를 강하게 보일 경우 강성 지지층 결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간 대립각을 세워온 정청래ㆍ장동혁 대표가 이날 악수를 나눌지도 주목된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야당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개혁 입법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받았던 정 대표가 회동을 통해 ‘당정 일체’를 강조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검찰 개혁의 방향성과 속도,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두고 대통령실과 온도 차를 보였던 만큼 정 대표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대통령실과 ‘코드’를 맞추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이번 회동 협상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의 불만이나 이견이 없었는지’에 대해 “불만이나 이견은 전혀 없었다”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정 대표와) 함께 논의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여야정 협의체 구성 합의 등 회동이 가시적 성과 없이 끝나고 여야 대치상황은 더욱 고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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