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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연합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ㆍLG에너지솔루션(HL-GA)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직원 300여명이 구금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석방 교섭을 마무리하고 귀국 지원 절차에 착수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이 함께 신속 대응한 결과 구금된 근로자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행정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세기를 출발시켜 귀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금자에 대한 개별 조사 등 행정적 절차가 남아있어 실제 석방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단속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의 HL-GA 배터리회사 공사 현장을 급습하면서 발생했다. 미 당국은 불법 고용ㆍ체류 위반 혐의 조사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며, 국토안보부는 이를 “단일 현장 최대 규모 이민 집행 작전”이라고 밝혔다. 당시 약 475명이 구금됐고, 이 중 한국 국적자가 300명 이상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직원 47명(한국 46명, 인도네시아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협력사 지원 156명이 구금됐다. 이번 단속으로 해당 공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번 사태로 내년 초 가동 목표였던 HL-GA 배터리 공장 운영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를 급파해 현장 대응에 나섰고, 현대차 역시 공급망 전반의 법규 준수 여부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비자 체계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강 비서실장은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산업부 및 관련 기업과 협조해 대미 프로젝트 출장자의 비자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강경한 이민 단속 기조와 국내 기업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충돌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지아주에는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110여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몰려 있어 현지 경제뿐 아니라 한ㆍ미 경제 협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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