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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간선도로, 평면화 대신 1차로 더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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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8 15:01:54   폰트크기 변경      
사업 잠정 보류…지하차도 원상 복구

서울시 서부간선도로 기능 향상 계획. /사진:연합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시가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현재 도시 여건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지만, 공사 이후 교통 혼잡이 악화하면서 여론이 들끓자 방향을 완전히 튼 셈이다. 다만 시는 도로를 원상 복구하는 한편, 기존 4차로를 5차로로 늘리겠단 방침이다.

시는 8일 서울시청에서 ‘서부간선도로 기능 향상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은 2013년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됐다. 도로로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고 녹지 확충과 보행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서부간선도로 지하차도(입체교차로) 가운데 오목ㆍ오금ㆍ고척ㆍ광명교 등 4곳을 평면교차로의 일반 도로로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는 기존 계획이 현재의 교통 상황에 맞지 않다고 보고, 기존 도로 용량을 확대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안대희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통상 (공사를 시작하고) 교통량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는지 분석할 때 3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6월15일 오목교 지하차도 폐쇄 이래 지난 주까지 보면 서부간선지하도로에 교통량이 증가하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이를 (보류를) 전격 결정한 근거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서부간선도로는 평소에도 차량이 몰리는 상습 정체 구간이다. 광명과 목동 등 인구 밀집지역을 통과하고 가산디지털단지 등으로 출퇴근하는 주민들도 있는 데다, 서해안고속도로나 수원~광명고속도로를 이용해 경부고속도로로 가려는 고양,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 인구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 차량통행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부간선도로 지상도로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31.6㎞에 불과하다. 강변북로(시속 47.7㎞), 동부간선도로(53.6㎞) 등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서울~광명 고속도로 완공 시점이 당초 2024년 5월에서 오는 2028년 1월로 연기돼 대체도로가 부족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가 시작되면서 차량 정체가 극심해지자 시에 민원이 빗발쳤다. 오대중 시 도로기획관은 “정부가 지난해 5월 서울~광명 고속도로 준공 연기를 발표했는데, 시는 이미 2023년 7월 착공한 상태였다”며 “이 과정에서 소통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번 결정에 따라 우선 당분간 출퇴근길 차량 정체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도로 기능을 조속히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도로 가운데 중앙 분리대를 축소하고 그 자리에 1개 차로를 추가로 확보해, 기존 4차로를 5차로로 늘려 도로 용량을 지금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늘어난 차로는 경찰청과 추후 협의를 거쳐 교통량에 따라 가변차로로 운영하는 비대칭 차로 방안을 검토한다.

오 기획관은 “현재 진행 중인 오목교 교차로 평면화 공사는 즉시 중단한다”며 “교통량이 늘어나는 추석 전까지 지하차도를 원상 복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차로 확장에는 재설계와 추가 심의 등을 거쳐야 해 1년이 소요될 전망”이라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도로 용량이 당초 시간당 약 6800대에서 8500대로 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덧붙였다.

안 본부장은 “현재 공사 중인 구간이 구조물을 변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상 복구 작업에 5억~1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당초 확보한 사업비가 있고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는 장기적으로 보행육교 설치, 도로 상부 덮개공원 조성 등을 통해 서부간선도로로 단절된 서울 서남권 동서 생활권을 연결하고 안양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상은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오 기획관은 “서울~광명고속도로가 완공돼 향후 대체도로가 추가로 확보되면 교통량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이후 교통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서부간선도로의 일반 도로화ㆍ평면화 추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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