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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신약 새역사 쓰는 렉라자·세노바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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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11 05:40:18   폰트크기 변경      
렉라자·세노바메이트, 연매출 1조원 돌파 전망…K-신약 경쟁력 입증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메이드 인 코리아’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K푸드ㆍK뷰티를 잇는 K제약바이오 히트상품이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미국명 라즈클루즈)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지 불과 1년 만에 국산 신약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조원)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성공 비결은 글로벌 제약 거대기업 존슨앤드존슨(J&J)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J&J는 2018년 11월 렉라자 개발권을 최대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경쟁약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출시 1년 만에 전략적 선택이었다.

J&J의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가 주로 암세포 표면 수용체에 작용하는 반면,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암세포 내에 작용한다. 이 협력으로 기존 약으론 3년(생존기간 중앙값 36개월) 정도밖에 살지 못하던 말기 폐암 환자들이 4년 넘게 살 수 있게 됐다.

시장 성과도 눈부시다. 현재 특정 돌연변이(EGFR) 폐암 환자 4명 중 1명이 렉라자로 치료를 시작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올해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J&J와의 병용요법 매출만으로도 올해 2분기 1억 7900만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9% 성장했다.

J&J는 2027년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매출 목표를 50억달러(약 7조원)로 설정했다. 유한양행은 매출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받으며 2027년 렉라자로만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는 세노바메이트가 2027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부문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낙관적 전망의 근거는 현재 시장 1위인 UCB의 ‘브리비액트’가 2026년 2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역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의약품이 등장해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반면 세노바메이트는 2030년 이후까지 특허가 유지돼 시장 주도권 확보 가능성이 크다.

성장세는 이미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세노바메이트 매출액은 31.6% 증가한 176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기준 3049억원으로 SK바이오팜 전체 매출의 95.1%를 차지했다.

두 신약의 성공은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한국 제약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 중심이었던 국내 제약산업이 혁신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선진국형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렉라자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노바메이트 역시 미국과 유럽 등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며 글로벌 의약품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국산 신약의 글로벌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한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신약 개발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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