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정청래 “내란청산, 정치보복 아냐”…‘협치’ 언급 안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9-09 15:35:58   폰트크기 변경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민의힘 향해 “내란 단절 못하면 위헌정당” 경고
‘골든타임’ 언급하며 ‘개혁 추진’ 강조
장동혁 “너무 실망…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던 중 국민의힘 의원석을 향해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대한경제=조성아 기자]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을 거듭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지며 ‘협치’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이날 연설에선 “사과 없이는 협치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정 대표는 연설 첫머리부터 ‘헌법’과 ‘법치주의’를 언급하며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란과 외환만큼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일관해야 한다”며 “(역사 청산은)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12ㆍ3 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내란과 절연하고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라. 그리고 국민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며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검찰ㆍ언론ㆍ사법’ 등 3대 개혁 추진 방침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검찰 부패의 뿌리는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공소청은 법무부에,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은 행안부에 두고 검찰청은 폐지하겠다”며 “개혁은 타이밍이다. 개혁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대법관 증원, 법관 평가제 등을 거론하며 “대법관 증원은 반대할 일이 아니라 수사 기록도 제대로 다 읽을 수 없을 지경의 업무를 국회가 덜어드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통과된 방송 3법과 관련해서는 “공영방송을 국민께 돌려드렸다. 언론개혁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이 아니다”라며 “극소수의 가짜뉴스를 추방함으로써 다수 언론인의 명예를 지키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전날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더 많이 가진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며 협치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정 대표는 ‘대야 강공’ 모드를 이어갔다. 연설 중 ‘협치’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설 중 항의하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위헌 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하며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나갔다.

민생ㆍ경제 분야와 관련해 정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를 언급하며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는 실사구시 정신을 기반으로 보여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내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며 “보수가 경제를 잘한다는 얘기는 이제 흘러간 유행가 가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처벌 강화를 위한 전세사기피해자보호법 강화, 임대료 편법 인상을 막기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은행의 과도한 가산금리 산정을 방지하기 위한 은행법 개정 방안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정 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는데, 내용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며 “민생보다 이념 얘기로 연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대통령께서는 정 대표에게 여당이 더 많은 것을 가졌으니 양보하라 주문했다”며 “(정 대표는) 양보는커녕 국민의힘을 없애겠단 얘기만 반복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저는 거대 여당이 먼저 양보하고 손을 내밀 때 협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어제 대통령께서도 그 말씀을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늘 정 대표의 연설은 양보가 아니라 여전히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비판했다. 


조성아 기자 jsa@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조성아 기자
jsa@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