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늘어난 집거래, 시차 두고 반영

은행권 4.2조↑…제2금융권 0.6조↑

표=한국은행 제공.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지난달 은행권을 비롯해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27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앞서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에 지난 7일 발표한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조7000억원 늘어 전월(+2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지난 6월 6조5000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9월(6조8000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6·27 가계대출 대책 시행으로 7월에는 증가폭이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가 지난달 다시 4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5~6월 주택 거래가 크게 늘었는데 주택 거래 이후 대출이 증가하기까지 보통 2~4개월 시차가 있다”며 “5~6월 늘어난 거래 영향이 8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 3만건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2월 4만건으로 늘었고 △3월(5만3000건) △4월(5만1000건) △5월(4만9000건) △6월(5만9000건) △7월(5만건) 등을 기록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2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은 2조2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정책모기지 등 정책성 대출은 전월 수준(+1조2000억원)을 유지했다.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에서 3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제2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이 6000억원 늘며 전월(-5000억원)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호금융권 대출은 4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고, 저축은행은 -3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전환됐다. 보험(-4000억원)과 여전사(-2000억원)는 전월과 유사한 수준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박 팀장은 9·7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최근 서울 집값 상승에 공급부족 우려 등이 반영된 만큼 주택시장 불안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며 차질 없이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7일 시행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대출 현황과 창구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면서 금융당국·관계기관·금융권 간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기적으로 열어 정책 효과를 조기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심리 등 가계부채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선제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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