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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세미텍 ‘세미콘 타이완 2025’ 전시부스. /사진: 한화세미텍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에서 차세대 본더 장비를 공개하며 글로벌 고객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확산으로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팽창하는 가운데, K-반도체 업체들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세미텍은 10∼12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본더 ‘SHB2 Nano’ 청사진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본더는 범프 없이 칩을 접합해 전송 손실을 최소화하고, 20단 이상의 고적층칩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핵심 장비다. 특히 본딩 오차를 0.1㎛ 수준으로 줄여 초정밀 정렬을 구현한 것이 강점이다. 회사는 이미 2022년 1세대 장비를 고객사에 납품한 경험이 있으며, 내년 1분기부터 2세대 장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세미텍은 최근 SK하이닉스로부터 약 805억원 규모 TC본더 공급 계약을 따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올해 2분기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고,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액도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확대했다. 이천에 ‘첨단 패키징 기술센터’를 설립하고 창원 통합사업장 리모델링에도 나서는 등 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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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 ‘세미콘 타이완 2025’ 전시부스. /사진: 한미반도체 제공 |
한미반도체는 같은 전시회에서 ‘2.5D 빅다이 TC 본더’와 ‘빅다이 FC 본더’를 처음 선보였다. 기존 20㎜ 칩 대비 120㎜ 대형 인터포저 패키징을 지원해 그래픽처리장치(GPU)ㆍ중앙처리장치(CPU)ㆍHBM을 하나의 패키지로 집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5D 패키징은 TSMC의 CoWoS와 함께 글로벌 AI 반도체 업체들이 채택하는 핵심 기술로, 엔비디아ㆍAMD 등 주요 고객사를 겨냥한다.
아울러 HBM4 양산 대응용 ‘TC 본더 4’, 7세대 ‘마이크로 쏘 비전 플레이스먼트(MSVP) 6.0’ 등 주력 장비도 전시했다.
한미반도체는 HBM용 TC(열압착) 본더 세계 1위 사업자로, MSVP(반도체 절단-검사-적재 장비) 시장에서도 2004년부터 21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는 두 기업이 같은 무대에서 나란히 차세대 본더를 공개한 데 주목한다. 한화세미텍이 ‘정밀도’로, 한미반도체가 ‘대형화’로 차별화를 꾀하며 글로벌 패키징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경쟁 구도는 LG전자의 합류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최근 생산기술원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프로젝트를 공식화하고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반도체 기판 패키징 장비 개발 경험을 토대로 B2B(기업간 거래) 신사업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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