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8000Pa 흡입력ㆍ8cm 문턱 돌파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앱과 물걸레 청소 성능은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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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A Z60 울트라 롤러 /사진:모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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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A Z60 울트라 롤러 사양 /사진:모바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MOVA Z60 울트라 롤러(이하 Z60)’는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 가운데 하나다. 출시 전부터 ‘최대 2만8000Pa 흡입력’, ‘80mm 문턱 돌파’, ‘자동 롤러 세척ㆍ건조’라는 문구는 마치 로봇청소기의 끝판왕처럼 들렸다. 실제로 집에 들여 사용해본 첫인상은 스펙 그대로 강력했다.
낮은 본체(96mm)에다 레이더 센서를 본체까지 접어서 높이를 낮추며 소파 밑까지 파고들었고, 섀시 리프팅(자동 높이 조절) 기능으로 현관 턱을 마치 걸어가듯이 넘어섰다. 로봇청소기 본체가 환경에 따라 바닥에서 최대 약 1.1cm까지 자동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시스템이다.
흡입력도 평범한 먼지와 부스러기 정도는 단번에 빨아들였다. 도킹 스테이션의 자동화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이번에 MOVA가 내세운 강력한 무기다. 청소가 끝나면 본체가 스스로 돌아와 롤러를 80도의 열수로 씻고 건조까지 마친다. 물과 세제도 자동으로 보충돼 사실상 사람이 개입할 일이 거의 없다. 물통을 채우고 오수를 비워내고 세제를 사서 채우는 것만 하면 나머지는 청소기가 알아서 한다. 기존에 먼지통을 털어내고 걸레를 빨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만큼은 ‘프리미엄’이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먼저 앱 경험이 문제였다. 지도 화면에서 실시간 청소 상태를 나타내는 영역에 말풍선이 떡하니 표시가 된다. 말풍선을 옮기지도 못하게 돼 있어 지도를 계속 가려 청소 상태와 남은 구역을 한눈에 볼 수가 없다. 참으로 초보적인 실수다. 지도는 청소상태를 확인하는 핵심인데, 말풍선이 지도를 가리니 정말 답답했다. 경쟁사 제품들이 지도 UI를 직관적으로 구성한 것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떨어진다.
두 번째는 단차 인식의 약점이다. 제조사는 최대 8cm 문턱을 넘는 스펙을 강조했지만, 정작 화장실처럼 바닥 높이가 다른 공간에서는 단차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빠졌다가 탈출하지 못했다. 단순히 턱을 넘는 것과 단차를 ‘구분해 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후자에서 Z60은 약점을 드러냈다.
참고로 로보락 S9 MaxV Ultra는 같은 환경에서 단차를 인지해 진입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회피했다. 세 번째, 가장 아쉬운 건 물걸레 청소 성능이다. HydroForce 롤러가 상시 물을 분사하며 닦아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기름때나 오래된 얼룩을 잘 지우지 못했다. 마루바닥의 얼룩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아 바닥 세정력만큼은 기존의 진동 물걸레 방식보다 낫다는 인상을 못 받았다. 스펙과 기대만큼 ‘반짝이는 바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Z60의 장점은 흡입력은 업계 최상급이고, 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도킹 자동화 시스템은 확실히 사용자 편의를 확 끌어올렸다. 반려동물 털이 많은 가정이나 문턱이 높은 구조에서는 분명 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리적인 사양만 높다고 능사는 아니다. 실제 생활 속에서 얼마나 똑똑하게 움직이고, 바닥을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어주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Z60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쿠팡 기준 MOVA Z60 울트라 롤러는 199만원, S9 MaxV Ultra는 163만7990원. Z60은 지금도 충분히 좋은 물건이지만, S9보다 비싼 가격으로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앱 UI 개선, 단차 인식 강화, 물걸레 성능 향상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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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 ‘Z60 울트라 롤러 컴플리트’ 사용 중 말풍선 쳇봇이 지도를 가리는 모습. 심화영기자 |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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