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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제재심·분조위 이관 막아야”…금감원 비대위, 이찬진 면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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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11 14:23:05   폰트크기 변경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로비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이 정부 조직개편안 규탄 시위에 나선 직원들을 지나치는 모습. / 사진=김관주 기자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금융위원회가 제재심의위원회와 분쟁조정위원회를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이는 VIP(대통령)의 뜻은 아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원장님이 이를 막아낼 힘이 있다고 저희는 기대합니다. 이번 주에 원장님과 면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실질적 결과로 보여주시기를 요구 드릴 겁니다.”


11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로비에서 윤태완 금감원 비상대책위원장(노조 부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검은 옷을 입은 금감원 직원 수백명은 지난 9일부터 출근 전 로비에 모여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무실에서 떼어온 명패를 줄지어 놓는 등 항의 표시도 하는 중이다. 지난 주말 확정된 정부 조직개편안에는 내년 1월2일부터 금융위를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하고 금감위 산하에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공공기관으로 두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초대 금소원장으로 김은경 전 금융소비자보호처장(한국외대 교수)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금감원 직원은 “당신은 금감원 부원장이자 금소처장이자 분쟁조정위원장이었다. 이제 분조위가 금감원에서 분리된다고 한다”며 “모든 제재와 분쟁조정 권한이 금감위로 집중될 텐데 당신의 소명이라던 관치금융 해체가 이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시위진행부 △대외협력부 △동향대응부 △운영지원부 △법률지원부 등 5개 부서로 이뤄진 비대위도 꾸렸다. 이번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인원은 30명 정도다. 윤 비상대책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부서인 법률지원부는 원내 변호사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력은) 30명 중에서 3분의 1 정도”라며 “행동에 대해 최대한 빨리 법률 검토를 받아 가이드라인 또는 지침을 마련해서 체계적이고 원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오는 12일 오후 금감원에 방문하는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에 현 상황을 알리기 위한 의견서도 제출한다. 윤 비상대책위원장은 “효과적이고 민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오늘 논의하고 정할 예정”이라며 “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찬진 금감원장은 외부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나가던 중 집회 현장을 지나쳤다. 다만, 정부의 조직개편안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이 원장은 오는 12일 비대위와 만나 소통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파업 및 외부 집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 금감원 직원은 “몇몇 직원들이 국회와 용산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 원장의 외부 행사 장소인 이화여자대학교에도 갔다”며 “노동쟁의 요건을 맞추기 힘들어 파업하기 어렵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사전 신고를 해놓았기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장외 투쟁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떼어온 명패를 줄지어 놓고 있다. / 사진=김관주 기자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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