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크로 아름다운 법안 통과 후…재생E 프로젝트 지원 축소
K-건설의 지난해 미국 수주액 37.4억 달러로 전체의 3위 해당
[대한경제=김승수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미국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비자 문제로 구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친환경 프로젝트 추진에도 급제동이 걸리며 진출 주의보마저 내려지고 있다.
1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정책의 핵심을 이루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이 119대 의회를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지원을 축소하고 기존 및 신규 프로젝트 승인 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다.
태양광 프로젝트는 미 내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한데, 여기에 미 재무부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의 요건을 기존보다 한층 까다롭게 조정하고 있다. 게다가 소형 태양광(1.5MW 이하)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세액공제 자격을 제한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여기에다 미 농무부는 8월 19일부로 농지에 대한 태양광 지원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중지명령을 암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세 조치로 인해 철강, 구리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필수적으로 들어갈 자재들의 가격인상이 겹치면서 공사비용까지 부담스럽게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를 압박하고 있는 이유는 재생에너지가 미국 전기요금 인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 방송국인 CNBC는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을 사례로 들며, 최근 수년간 데이터센터 증가와 화력발전소 폐쇄로 전력 공급원이 줄어들면서 산업계가 전력 부족을 겪고, 전기요금 부담도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로 인해 미 친환경 프로젝트 진출을 준비하고 있던 건설업계 전반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맞게 K-건설사들 역시 친환경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진출 전략을 재편해왔는데, 초대형 시장인 미국에서 제동이 걸려버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동반 진출하며 최근 해외건설 시장에서 ‘톱3(TOP3)’에 해당할 정도로 수주 규모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K-건설이 지난해 미국건설시장에서 거둔 수주액은 37억4000만달러로 전체(371억1000만달러)의 10.1%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119억달러ㆍ32.1%)와 카타르(47억50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축소 등을 예상해왔지만, 최근 대대적인 제재 움직임이 가해지면서 K-건설의 진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분위기”면서 “다만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른 친환경 에너지 수요 역시 꾸준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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