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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내 뇌 칩 이식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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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16 16:12:11   폰트크기 변경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창업자가 밝힌 인간의 미래

15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 최종현학술원 제공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앞으로 3~4년 내, 건강한 일반인도 뇌 인터페이스 이식을 고민할 전환점이 찾아올 것입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ㆍ한국고등교육재단ㆍ크래프톤 공동 주최 강연에서 뉴럴링크(Neuralink) 공동창업자 서동진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서 박사는 일론 머스크 등 8명의 신경과학자와 함께 뉴럴링크를 설립,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연구해 왔다. BCI는 인간의 뇌에 칩을 심어 신호를 수집ㆍ분석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기계와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신경 질환 환자의 회복을 넘어, 인간 능력의 확장과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여는 게 뉴럴링크의 목표다.

서 박사는 BCI 기술이 △신경 손상 환자의 재활 지원 △인공지능과 결합한 학습ㆍ기억 능력 강화 △궁극적으로는 뇌의 전 영역을 연결하는 ‘전뇌 인터페이스’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럴링크의 임상 사례에서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와 기기를 제어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전신 마비 환자 놀란드는 20개월 전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뒤, 오직 생각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뉴럴링크 임상시험의 첫 환자인 그는 “뉴럴링크 덕분에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며 “이 문장을 직접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BCI 기술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환자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서 박사는 “임상 참여자들이 하루에 7시간 40분 동안 이 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활용할 정도로 삶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며 “단순한 재활을 넘어 환자의 사회 복귀와 자아 실현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럴링크도 지난 10일 X(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12명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고, 누적 사용일수는 2000일, 총 사용 시간은 1만5000시간 이상”이라고 밝혔다.

뉴럴링크가 선보인 ‘전극 실’은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에 불과하며, 뇌 운동피질에 삽입돼 뉴런의 미세한 신호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뇌 속에 마이크를 설치해 뉴런의 대화를 직접 듣는 것과 유사하다.

서 박사는 “기존 의학적 보조장치와 달리, 뉴럴링크는 뇌의 본래 신호를 읽고 확장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럴링크는 내달부터 언어 장애 환자가 목소리를 되찾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시각을 잃은 환자에게 전극 자극으로 시각을 복원하는 연구도 추진 중이다.

서 박사는 “뉴럴링크의 최종 목표는 전체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전뇌 인터페이스’”라며 “AI와 결합해 인간-기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지적 지평을 열겠다”고 밝혔다.

15일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가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겸 융합인재학부 학부장과 함께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 최종현학술원 제공


이어진 대담에서는 BCI 기술의 파급력을 논의했다. 서 박사는 “뉴럴링크의 신호 전송 속도가 척수를 거쳐 근육을 움직이는 신호보다 10배 이상 빠르다”며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 동시에 인간 경험의 확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뉴럴링크 사용자들은 뇌 신호가 척수와 근육을 거치지 않고 블루투스 신호로 컴퓨터와 연결되면서, 비사용자보다 더 빠른 반응 속도를 보이기도 했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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