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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오존 파괴범은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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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17 11:13:44   폰트크기 변경      
극지연, 북극 오존 공격하는 브롬 가스 신규 발생 기작 확인…“얼음에서 농축”

[대한경제=박흥서 기자]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17일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운 자연 발생 기작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북극에서는 매년 봄, 대기 중 활성 브롬의 농도가 급증하는 '브롬 폭발(Bromine Explosion)' 현상이 관측된다. 브롬 가스는 지표면에서 1~2km 상공에 있는 북극 대기 경계층(Boundary layer)의 오존을 급격하게 파괴하고 대기 중 수은을 지표면과 바다로 내려보내는데, 이는 극지 생태계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얼음에서 일어나는 브롬 가스 형성 과정 모식도. 얼음이 어는 동안 동결농축이 발생, 브롬 이온은 얼음 내 브롬산에 의해 산화되고, 브롬산은 브롬 이온에 의해 환원되면서 중간 생성 물질인 차아브롬산이 발생함. 차아브롬산은 탈수화 과정을 거쳐 브롬 가스로 변환되어 대기로 방출된다.

브롬은 지구 바다 어디에나 미량 존재하지만, 브롬 폭발은 북극에서만 일어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기존에는 태양광을 받아야만 기체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에서 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얼음이 어는 과정에서 브롬이 가스로 전환될 수 있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극지연구소 김기태ㆍ안용윤 박사 연구팀은 고려대학교,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 극지과학연구소(CNR-ISP) 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동결농축효과(Freeze concentration effect)’를 기반으로 한 브롬 가스 전환 과정을 규명했다.

물이 얼 때, 얼음 결정 표면이나 결정들 사이 경계에는 완전히 얼지 않고 액체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준액체층(Liquid-Like Layer)이 형성된다. 여기에 물에 있던 특정 성분들이 모여 원래보다 수천~수만 배 높은 농도로 농축되는데, 이를 동결농축효과라고 한다.

김기태 책임연구원은 “이 농축 과정에서 브롬이 특수한 화학반응을 거쳐 브롬 가스로 전환되는 기작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지구 대기 화학과 극지 환경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발견으로 주목받으며, 물 연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Water Research(Elsevier) 202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얼음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화학반응이 극지에서 특정 성분을 이동·축적 시키는 핵심 기작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거대한 극지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눈으로 보이지 않은 작은 세계를 살피는 우리의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천=박흥서 기자 chs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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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흥서 기자
chs05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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