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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으론 부족"...의사가 만든 화장품, K뷰티 브랜드와 차별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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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2 05:40:24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과거 의사가 만들었단 이유만으로 판매 신기록을 썼던 뷰티 브랜드들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쏟아져 나오는 K-뷰티 브랜드 홍수 속에서 더 세밀한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의사가 만든 화장품'은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은 의사들의 이름값을 곧 브랜드 자산으로 만들었고, 이후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라인업을 늘리며 국내 더마 브랜드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닥터지(Dr.G)'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고운세상코스메틱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고운세상 피부과를 운영하던 안건영 박사의 손에서 시작해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그룹에 안기게 됐다.

'CNP'도 차앤박 피부과 의사들이 환자 치료용으로 만든 제품에서 시작했다. 환자 외에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10여년 전 LG생활건강이 인수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리더스코스메틱도 리더스 피부과 전문의들이 출자해 만든 회사다.

디에이이펙트 3종 제품./사진=로지스밸리비앤에프


최근 주목받는 의사 브랜드 화장품은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 대기업 연구소는 물론 제약사와 제조사개발생산(ODM) 기업까지 경쟁적으로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뛰어들면서 '의사'라는 간판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DA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을 운영 중인 디에이(DA)메디컬그룹은 물류 기업 로지스밸리비앤에프와 브랜드 '디에이 이펙트'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시술이나 미용 기기 사용 후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야 하는 '다운타임' 시기를 노렸다. 사후 관리 수요를 뒷받침할 정도로 시술 관련 시장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노바기 성형외과가 만든 브랜드 '바노바기'는 젤리와 비슷한 제형의 에센스를 담은 마스크팩이 대표 제품이다. 진료실에서 의사들이 접하는 상황에 따라 미백·수분·진정 등으로 제품 성분을 나눴다. 최근에는 동남아에 이어 미국에도 진출했다.

AB성형외과에서 시작한 브랜드 '에이버(ABER)'는 세포 재생 촉진 소재인 식물성 엑소좀 원료를 강조한다. 원진성형외과 출신 의료진이 만든 WJ코스메틱은 지난해 센텔라(병풀) 원료에 자체 조합 원료를 합친 센텔레스트(센텔라+휴식)를 앞세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물론 우려도 있다. 과거 의사 이름만 빌려 연구 기반 없이 홍보하다가 시장에서 사라진 브랜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의사가 만들었단 문구는 론칭 초기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제품력이 없다면 소비자 충성도를 이어가기 어렵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남성들도 시술을 거리낌 없이 받을 정도로 시장이 넓어졌다"며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원료와 효능을 보면서 브랜드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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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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