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68만주…연말까지 자사주 전량 소각
배당 예측성 높이고 외부 이사회 평가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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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온산제련소./사진: 고려아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밸류업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적대적 M&A 방어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잔여분을 올해 안에 소각해 주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고, 이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이 2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올해 6월과 9월에 각각 자사주 68만10주를 소각했으며, 남은 물량은 12월에 소각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 204만30주(발행주식 대비 9.85%)를 전량 소각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 효과로 주주환원 지표는 당초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밸류업 로드맵(2024~2026년)을 발표하며 3년 평균 총주주환원율 40% 이상, 유보율 8000% 이하 유지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총주주환원율은 113.1%를 기록했으며, 자사주 소각 약속 이행 등으로 연간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2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보율은 상반기 기준 8597%에서 연간 기준으로는 자사주 소각 효과 등이 반영돼 8000% 이하로 낮아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기준일 변경을 위한 정관을 개정한 데 따라,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내 이사회에서 선배당금을 결의하고 차기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 3년간 평균 1만7500원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해왔으며, 올해도 이 같은 추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총 3차례에 걸쳐 소각되는 자사주 규모(약 1조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주주환원율은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배구조 혁신 노력도 지속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독립적인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이사회 평가 제도를 도입해 이사회 활동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매년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현재 80%에서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고려아연은 올해 창사 이래 최초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감사위와 보수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내부거래위, ESG위 등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아연과 연 업황 악화로 실적 둔화 우려가 제기됐으나, 고려아연은 전략적인 원재료 수급 노력과 귀금속, 전략광물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7조658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9%로 2024년 연간 목표 6%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자원순환 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의 매출 비중도 올해 상반기 29%로 전년동기 대비 11.8%포인트 올라 신사업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과 자사주 소각에 힘입어 자본 효율성도 제고됐다.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현재 수준의 실적 추이가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올해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투자자와의 소통 채널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외이사와 최고경영자(CEO) 등 C-레벨이 직접 참여한 투자자 미팅은 53건으로 2023년 연간 20건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연내 ‘거버넌스 NDR(Non-Deal Road-show)’을 개최하는 등 사외이사와 C-레벨이 주관하는 투자자 소통을 꾸준히 강화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영문 공시 범위와 내용을 확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혁신, 수익성 개선을 지향하면서 밸류업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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