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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꼽은 ‘넥스트 웨이브’ 피지컬 AI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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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1 16:59:17   폰트크기 변경      
“제조업 데이터 바탕 글로벌 패권 경쟁력 충분”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가 1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인사이트 포럼: 피지컬AI’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민경환 기자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제조업 강국 한국이 글로벌 피지컬AI 패권을 차지할 기회가 남아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이 뛰고 덤블링하는 모습을 선보였지만, 실제 산업 현장의 데이터는 현저히 부족해 한국에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인사이트 포럼: 피지컬AI’에는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조남민 엔젤로보틱스 대표,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 황성재 XYZ 대표 등 로봇·피지컬AI 산업계 인사들이 모여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을 내놨다.

피지컬 AI는 실제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제조업·물류·헬스케어 등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의 다음 물결은 피지컬 AI”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연평균 40% 성장해 2035년 5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강점과 현장 데이터 확보가 핵심
참석자들은 한국에 피지컬 AI 패권 경쟁 승산이 남아있는 이유로 제조업 강점과 글로벌 경쟁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꼽았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로봇의 본질은 인간 대신 일하는 것”이라며 “제조업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일본의 공장에 직접 수십대 카메라와 작업자 특수 장비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표준화하고 있다”고 했다.

스킬드AI, 피겨AI 등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에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들은 모델을 개발할 때 사람이 로봇을 원격 조작하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하지만 로봇 조작 전문가는 현장 경험이 부족해 산업 노하우를 학습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리얼월드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15 자유도 이상 로봇 손을 제어할 수 있는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류 대표는 “테슬라 옵티머스 같은 로봇은 손 자유도가 6에 불과해 실제 작업에 투입하기 어렵다”며 “사람 손에 가까운 자유도를 가진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실시간 지능을 함께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오픈AI 코리아 런칭 행사에서 위로보틱스와 함께 고자유도(22) 로봇핸드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알렉스’를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를 더이상 별개로 봐서는 안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유니트리 R1, 테슬라 옵티머스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주목받지만 주변 환경과 자율 상호작용하는 피지컬AI가 아닌 전형적 사전 학습 프로그램”이라며 “진짜 일을 시키려면 피지컬 AI와의 융합이 필요하고, 생태계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수합병도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가 1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인사이트 포럼: 피지컬AI’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민경환 기자


◇헬스케어·카페 등 틈새시장 공략 성과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전략도 공유됐다. 엔젤로보틱스와 XYZ는 로봇을 통한 사업 기회를 찾고 해당 분야에 집중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남민 앤젤로보틱스 대표는 “피지컬 AI 경쟁이 기술 중심으로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누가 고객인지 파악하고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여야 사업적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엔젤로보틱스는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했다. 기대수명 증가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간능력의 회복과 유지, 강화를 위해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다. 조 대표는 “하지마비 환자가 로봇을 입고 걸을 수 있는 기술을 선보여 국제 사이보그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각종 병원과 재활시설 등에서 파킨슨병·만성 뇌졸중·소아마비 환자들의 재활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XYZ는 바리스타 로봇을 통해 지난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외 로봇 기업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로 적자 늪에 허덕이는 가운데 빠르게 사업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황성재 XYZ 대표는 “자회사 라운지엑스를 통해 운영 중인 무인 카페에서 로봇이 커피 한잔을 17초면 만들고 있다”며 “유인매장 대비 수익성은 1.6배에 달했다”고 했다.


1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인사이트 포럼: 피지컬AI’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 사진: 민경환 기자


이날 참석자들은 국제 휴머노이드 경쟁을 위해 정부에 R&D 투자 지원을 요청했다. 중국이 베이징 광둥성 등에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를 짓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초기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부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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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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