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AI서비스 ‘기대 이하’ 평가
핵심 기능도 10월 이후 순차 적용
당장 체감도 낮아… 주가도 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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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정신아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카카오가 출시 15년 만에 카카오톡의 대대적 개편을 알렸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 가장 주목받던 오픈AI와의 공동 프로덕트는 ‘채팅탭 내 챗GPT 연동’ 수준에 머물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25’를 열고 카카오톡 개편 내용을 공개했다.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챗GPT를 탑재한 카카오톡이 얼마나 혁신적인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였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은 다음 달부터 별도 앱 설치 없이 채팅탭 상단의 ‘챗GPT’를 눌러 최신 모델 GPT-5를 바로 호출하고, 텍스트ㆍ이미지 처리ㆍ생성 결과를 대화방에 즉시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를 ‘카카오 에이전트’와 결합해 대화 맥락에서 선물하기ㆍ카카오맵ㆍ예약하기ㆍ멜론 등을 곧장 호출ㆍ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올리버 제이(Oliver Jay) 오픈AI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은 “챗GPT 경험을 카카오 생태계와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의 일상에서 AI가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의 대화창은 더 많은 것이 실현되는 ‘가능성의 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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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안의 챗GPT 이미지. /사진: 카카오 제공 |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메신저 안에서 바로 AI를 쓴다’는 방향성 자체가 이미 충분히 예고된 데다, 핵심 기능도 10월 이후 순차 적용돼 당장 체감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광고가 늘고 더 무거운 카톡이 될 것”이라는 불만들이 쏟아졌다.
시장 반응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종가 기준 6만33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67% 하락했다.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카카오톡은 이번 개편을 통해 생활형 AI 에이전트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 AI 모델 ‘카나나(Kanana)’를 전면에 내세워 대화 요약, 통화 녹음·텍스트 변환, 숏폼 생성 등 메신저 문맥에 맞춘 기능을 강화한다. 기존 샵(#)검색을 대체하는 ‘카나나 검색’을 통해 채팅방 안에서 바로 검색하고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스마트폰 단말에서 작동하는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Kanana Nano)’를 기반으로 한 온디바이스(On-Device) 전략을 통해 개인정보를 기기 안에서 처리한다는 ‘개인정보 보호 최우선’ 원칙을 강조했다. 대화 맥락을 읽고 필요한 순간 먼저 제안하는 ‘선톡’ 경험도 이 전략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사용성 업데이트를 통한 ‘불편 해소’에도 집중한다. 채팅방을 카테고리로 묶는 폴더, 잘못 보낸 메시지를 고치는 ‘메시지 수정’, ‘안읽음’ 폴더에서 미확인 메시지 확인, 보이스톡 통화 녹음·텍스트 변환·AI 요약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숏폼과 오픈채팅 커뮤니티를 묶은 ‘지금탭’ 신설, 타임라인형으로 바뀐 ‘친구탭’과 공개 범위·댓글 허용 등 개인정보 보호 설정 강화도 포함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신규 기능 업데이트(v25.8.0)를 23일 오후부터 순차 적용하고, 챗GPT 공동 프로덕트는 10월 공개할 예정이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 베타 테스트 신청은 이날부터 받으며, 선정 인원은 10월 중순부터 테스트에 참여한다.
정 대표는 “‘카톡 해’라는 말은 이제 단순히 ‘메시지 보내’라는 뜻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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