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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의 모습./사진 : 감사원 홈페이지 캡처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울릉ㆍ흑산공항의 여객 수요가 국토교통부의 과다 예측으로 실제보다 최대 80% 가까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울릉ㆍ흑산공항 건설 과정에서 해양수산부 항만개발계획을 반영하지 않고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총여객 수요를 예측해 과다 산정했다. 2040년 기준 국토부 예측치는 울릉 111만3000명, 흑산 119만7000명으로 해수부 예측치보다 각각 9만4000명, 43만7000명 많았다.
국토부는 교통수단 전환율(해운→항공) 추정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 검증 없이 항공에 유리한 조건만 반영해 울릉 81%, 흑산 72%로 산정했지만, 감사원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재검증한 결과, 울릉은 40~52%, 흑산은 32~42%로 크게 낮아졌다.
안전성 문제도 지적됐다. 국토부와 부산항공청은 울릉공항의 80석급 항공기 운항을 위해 공항등급을 상향했으면서도 활주로를 1200m로 유지해 탑승 인원과 화물 기준을 부적정하게 산정했다. 이와 함께 단종 기종의 운항중량을 적용해 탑승 가능 인원을 부풀린 사례가 있었고, 우천 시 착륙이 불가능한 항공기가 설계에 포함되기도 했다. 조종사 95%는 활주로 연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흑산공항은 총사업비가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1433억원에서 5000억원대로 불어났음에도 국토부가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항공청은 기존 수의계약 예비계약자에게 설계변경을 지시해 설계비가 당초 38억원에서 122억원으로 84억원 늘었으며, 타당성과 무관하게 지급을 보장하는 업무협약까지 체결해 예산낭비 가능성을 키웠다.
이에 감사원은 국토부가 향후 적정한 여객수요 분석ㆍ산정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울릉공항은 항공기 운항 안전성ㆍ공항 수익성 확보가 미흡해 안정성 제고 및 수익성 확보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흑산공항은 총사업비 증액 관련 사업관리가 소홀한 점을 확인해 담당 업무 관련자에 주의를 요구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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