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KT&G가 세계 최대 담배회사 중 하나인 미국 알트리아(Altria)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급성장하는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3일 KT&G는 ‘2025 KT&G CEO Investor Day’에서 방경만 KT&G 사장과 알트리아의 빌리 기포드(Billy Gifford) CEO가 글로벌 니코틴·비니코틴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포괄적 MOU(업무협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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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경만 KT&G 사장이 Altria의 Billy Gifford CEO와 글로벌 니코틴·비니코틴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포괄적 MOU에 서명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KT&G 제공 |
이번 협약의 핵심은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전문업체 ‘Another Snus Factory(ASF)’의 공동인수다.
니코틴 파우치는 담뱃잎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 가루를 티백 같은 작은 주머니에 넣은 경구용 무연 담배다. 입술과 잇몸 사이에 끼우고 있으면 니코틴이 서서히 흡수되는 차세대 담배 제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궐련이나 전자담배와 달리 연기나 냄새가 없어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양사는 ASF의 주력 브랜드 ‘LOOP’와 알트리아의 ‘on!’ 제품을 KT&G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KT&G는 아시아·중동 등 60여 개국에 수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알트리아 입장에서는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T&G와 알트리아는 니코틴 파우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KGC인삼공사의 건강기능식품 사업과 관련해 미국 시장 진출을 공동 모색하기로 했다.
양사는 KGC인삼공사의 제품 전문성과 알트리아의 미국 소비자 인사이트 및 유통망을 결합해 건기식의 미국 시장 침투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KT&G가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KT&G 관계자는 “미국 톱티어 담배기업 알트리아와의 MOU를 통해 본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미래 성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또 KT&G는 올해 주당배당금을 전년 대비 600원 인상한 6000원으로 확정하고, 26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방경만 KT&G 사장은 “글로벌 사업의 빠른 성장으로 창출한 이익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이번 주주환원 강화 조치로 KT&G는 올해 총 2760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준다. 이는 전년 대비 171% 수준으로, 배당금 증액분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친 규모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2600억원은 지난해 1600억원보다 1000억원 확대된 것이다. KT&G는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오는 24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KT&G는 2023년 말 기준 발행주식 총수 대비 10.4%의 자기주식 소각을 완료했으며, 이번 매입·소각이 반영되면 누적 소각 비율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주주환원 강화의 배경에는 해외사업의 견조한 성장이 있다. KT&G 해외궐련 부문은 지난 2분기까지 매출, 영업이익, 판매수량이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5분기 연속 달성했다.
방 사장은 “전략적 수출단가 인상과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 확대로 질적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며 “글로벌 생산체제 전환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장기 수익성을 높이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G는 올해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두 자리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사업 호조와 함께 알트리아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신사업 확장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방 사장은 “앞으로도 CEO Investor Day 등을 통해 주주·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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