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암동 목구조 18가구 도입
패시브 인증 설계…탄소중립 일익
2028년 6월 준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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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 사업부지에서 진행된 착공식 기념식 모습. 이날 행사에는 이원형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사업조합장, 유리 예르비아호 주한핀란드 대사, 이혁 간삼건축 이노베이션 부문대표, 김학현 보미건설 대표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사진=간삼건축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국내 최초로 지어지는 ‘나무 아파트’가 첫 삽을 떴다.
24일 건축설계업계에 따르면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오전 종암동 81-188 일대 사업부지에서 착공식을 개최했다.
재개발사업 시공, 설계는 각각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간삼건축), 보미건설이 맡았다. 건설사업관리(CM)는 한미글로벌이 진행한다.
간삼건축은 전용 93㎡형 18가구에 매스팀버(Mass timber)를 도입, 목구조 적용 계획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철근콘크리트(RC)와 목재를 함께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은 이번이 국내 첫 사례다.
매스팀버는 목재를 1차 가공한 뒤 다른 재료를 보강해 수축과 변형을 최소화한 공학목재다.
목구조로 건축할 경우 탄소배출량은 기존 5130t에서 1062t으로 약 80%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이는 차량 2만여 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와 맞먹는 규모다.
친환경 시공방식도 돋보인다.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OSC(Off-Site Construction)공법을 채택,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시공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장 안전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간삼건축은 또 국내에서는 전례가 드문 ‘패시브인증 아파트’로 설계해 최소한의 에너지로도 적정 실내 온ㆍ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단열 성능과 기밀성(공기 등 기체가 통하지 않는 성질)도 강화하는 등 70∼90%의 에너지를 절약해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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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종암동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단지 조감도. / 사진=조합 제공. |
특히 간삼건축은 주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획일적인 평면을 벗어나 12가지 유형의 단위세대를 제안했다. 마을협동조합, 마을 어린이집, 씨앗도서관, 북라운지 등 다양한 주민공동시설도 마련해 ‘공동체’라는 개운산마을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방점을 뒀다.
이혁 간삼건축 이노베이션 부문대표는 “기존의 단절된 아파트의 형태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을 배치해 공동체를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개운산 프로젝트를 통해 다음 세대가 삶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혁신적 마을 모델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지하 3층~지상 20층, 연면적 2만3403㎡ 규모의 130가구 대상 공동주택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조합은 지난 5월 사업시행계획변경 인가를 완료했으며, 내년 5월까지 목구조를 반영한 2차 인가를 마친 뒤 2028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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