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공모 안해… 공천 개입 사실도 없어”
“통일교 가방 안 받아… ‘배달사고’가 사건 실체”
法, 매주 2회씩 재판… 26일 공판준비기일 열기로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혐의와 통일교 관련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4일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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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김 여사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약 40분간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제시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 기소돼 법정에 선 것은 헌정사상 김 여사가 처음이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처음이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역할을 한 이른바 ‘전주’(錢主)로 가담한 뒤 8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또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모두 합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대선 직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는 대가로 고가의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해 “이미 과거 정권에서 두 차례에 걸쳐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며 “주가조작에 공모하지 않았고, 관리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에 대해서는 “명씨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받아본 것에 불과하다”며 “캠프를 통해서도 다수의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굳이 명씨를 통해 별도의 여론조사를 실시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의원 공천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공천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통일교 관련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선 “윤영호(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로부터 샤넬 가방을 전달받은 사실도 없다”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영호가 ‘배달사고’가 있다는 식으로 전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게 확인되는데, 이게 그 사건의 실체가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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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사진: 연합뉴스 |
이날 재판에서는 취재진의 법정 촬영이 허락돼 피고인 자리에 앉은 김 여사의 모습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검은 정장 차림에 머리를 뒤로 묶고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선 김 여사의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4398번’이 적힌 배지가 달렸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일정을 정리하기 위해 오는 26일 한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정식 공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본격적인 재판은 다음 달 15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주 2회씩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10월에는 15, 22, 24, 29일 네 차례 증인 27명에 대한 주신문을 진행하고, 12월 말까지 증거조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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