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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와 똑같이 달라”…부품사 파업에 현대차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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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8 17:28:17   폰트크기 변경      

현대모비스 노조 부분파업·본사 집회

현대차 성과급 4600만원 수준 요구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모비스 노조가 현대차ㆍ기아와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과 상경 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7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서울 강남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선 집회를 연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모듈ㆍ부품 자회사 노조도 임금 인상폭 등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파업에 돌입,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올해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급 450%+1600만원(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포함), 주식 30주를 지급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기아 노사도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격려금 450%+16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오는 30일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올해 단체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차ㆍ기아 직원들은 1인당 46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나온 지난해 현대차ㆍ기아 직원 1인 평균 급여액(현대차: 1억2400만원, 기아: 1억3600만원)을 역산한 후, 산출한 평균 기본급 670만원(세전)을 올해 협상안에 대입한 결과다.

이에 현대차가 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 총액은 2조8000억원, 기아 1조4800억원 등으로 각각 추산된다. 총액 4조3000억원으로, 올 상반기 현대차ㆍ기아 합산 순이익(12조4060억원)의 35%에 해당한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현대차 노조가 7년 만에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현대차ㆍ기아는 생산차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엔 부품 계열사 노사간 이견이 발목을 잡는다. 현대모비스 노조와 자회사인 모트라스ㆍ유니투스 집회, 파업 등으로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춘 것이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2000년 노사가 맺은 합의서에 ‘현대차의 임금 등 근로조건을 승계해 불이익이 발생되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된 점 등을 들어 현대차와 동일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00%+1550만원+주식 17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이대로라면 현대모비스 직원당 성과급은 4230만원 수준으로 현대차ㆍ기아와 300만 이상 차이나게 된다.

모트라스 사측도 기본급 7만9000원, 성과격려금 400%+120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현대차와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결렬됐다.


현대차ㆍ기아는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JIT, Just In Time)을 채택하고 있어 부품사가 공급을 멈추면 생산라인이 곧장 영향받는다. 모트라스는 자동차 핵심 모듈인 섀시, 칵핏, 프런트엔드, PE 모듈을 생산해 공급한다. 유니투스는 에어백,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 핵심 안전부품을 담당한다.


현대차ㆍ기아는 이미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실적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고, 기아도 24.1% 줄었다. 하반기에는 더욱 험난한 가시밭길에 예고됐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는 15%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추석 연휴 전 현대모비스 임금협상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대체 인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는 “대체 인력 투입 시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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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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