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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교환사채(EB) 발행액 1.87조원…지난해 전체 발행액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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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8 16:00:36   폰트크기 변경      
3분기 발행액 올해 발행액 60% 차지

자사주 소각 법안 발의 후 발행 급증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올해 3분기 교환사채(EB) 발행액이 지난해 전체 발행액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여당에서 자기주식(자사주) 의무 소각 방안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처음 발의한 이후 교환사채 발행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방안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사주를 현금화하려는 시도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지난 26일까지 교환사채 발행액은 1조8736억원(51건)이다. 지난해 교환사채가 1조9877억원(59건)이 발행됐는데, 최근 3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발행액에 육박하는 수준의 교환사채가 발행된 것이다.

교환사채는 특정 주식으로 교환해 주기로 하고 발행하는 채권이다.

올해 3분기 들어 교환사채 발행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교환사채는 3조1129억원이 발행됐는데, 3분기에 무려 60%가 집중됐다.

최근 교환사채 발행이 증가한 이유는 여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사주 의무 소각 방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사주 의무 소각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지난 7월1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처음으로 자사주 의무 소각 내용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자사주 보유 기업 입장에서는 자칫 자사주를 강제 소각 당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그전에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최근 교환사채 발행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자사주를 보유했던 목적이 주주환원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환사채를 발행하면 교환 대상이 되는 주식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사주 의무 소각 논의가 진행 중인 와중에 교환사채를 통해 현금화에 나서는 것은 자사주 소각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자사주의 현금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자사주 보유가 허용된 이후 적지 않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78.8%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고, 4.8%는 자사주 비중이 20%가 넘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방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높다. 여권 내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도 자사주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이기적 행위를 못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개에서는 기존 자사주를 한꺼번에 소각하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해외와 달리 별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 유일한 현실적 수단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기존 자사주 처리를 위한 유예기간이나 보유할 수 있는 특례 조항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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