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 11.6조원 매도우위
해외주식 보관액 347억달러 늘어
[대한경제=권해석 기자]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3분기 들어 코스피 주식을 17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만 10조원 가까운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이달 미국주식 평가액은 200억달러 넘게 증가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7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코스피 주식 17조658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012년 3분기 기록했던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도액 9조293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오는 29일과 30일에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 주식을 8조원 넘게 순매수하지 않으면 3분기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지난 7월 코스피 시장에서 7조7300억원을 순매도한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에도 216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이달 들어 순매도액이 9조7110억원으로 급증했다.
9월 순매도액도 지난해 2월 기록했던 8조4120억원 뛰어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 자체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3314.53으로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이후 지난 23일 3486.19까지 높아졌다. 지난 26일 코스피 지수가 2.45% 급락하면서 3386.05까지 밀렸지만, 이달 코스피 지수는 6.28%나 껑충 뛰었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셌다. 올해 3분기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1조1390억원과 6820억원씩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3분기에 코스피 시장에서 11조6360억원 순매수했고, 이달에도 26일까지 6조9721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코스피 시장을 떠난 개인투자자는 미국 등 해외주식 시장으로 향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액은 2192억2500만달러로 지난 2분기 1844억5400만달러 대비 347억71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24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541억9043만달러로, 지난 2분기 1258억4153만달러보다 283억4890만달러 늘었다. 이달에만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5억7779만달러가 증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최근 코스피 지수의 약세 흐름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난항을 겪는 한미 관세 협상과 이로 인해 상승 압력을 받는 원달러 환율 등이 단기적인 악재로 평가된다. 지난 25일 1400원 고지를 넘은 원달러 환율은 26일에는 1412.4원까지 높아졌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방향에 영향을 줄 9월 미국 고용지표 등도 관심사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고용지표 등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고, 이는 달러 강세 지속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져 주가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구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적 통화 정책 전환, 반도체 업종의 실적 회복 등이 시장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