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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공공 IT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정부 전산망 발주 구조가 클라우드ㆍAI 기반 민ㆍ관협력 모델로 전환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맞았단 평가다. 업계에선 공공 클라우드와 재해복구(DR) 시장이 1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신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는 2027년까지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전체를 10조원대로 키운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직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일상을 지탱하는 혈관인 국가 디지털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국가AI전략위)는 전산망 이중화ㆍ백업 시스템 구상을 총괄하며, 출범 20일 만에 국가적 중책을 맡게 됐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정부24’ 등 9개 주요 공공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하고, 2026년에는 전체 공공 시스템의 70% 이상을, 2030년까지는 90% 이상을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번 화재에서 드러났듯, 아직 핵심 시스템 상당수는 중앙집중형이나 ‘온프레미스’(자체 서버) 기반에 머물러 있어 서비스 중단 피해가 확대됐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이 완전히 도입됐다면, 원격지 이중화와 자동 확장 기능을 통해 복구와 안정성 확보가 훨씬 용이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전통적으로 각 부처가 개별 구축하던 전산 자원을 중앙으로 모아 가상화한 프라이빗 클라우드(IaaS)로 운영해왔다. 완전한 온프레미스 환경은 아니지만, 민간 클라우드 수준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조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번 개편은 민간 클라우드까지 포함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란,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을 처음부터 클라우드 환경용으로 설계ㆍ개발하는 방식이다.
해외 사례도 주목된다. 미국은 2010년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도입해 CIA와 펜타곤까지 민간 클라우드(AWS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은 11.6%에 불과하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민감한 기밀은 정부가 직접 관리하되, 나머지 정보는 보안 인증을 갖춘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우리 정부는 보안ㆍ규제 우려로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주요 사업자들이 공공 전용 보안 인증(CSAP)을 취득하면서 활용 확대가 가능해졌다. 이번 화재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열어젖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운영 이중화와 클라우드 전환, 클라우드 네이티브 투자 등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클라우드ㆍDR 사업자들은 공공기관의 클라우드ㆍDR센터 수요 확산에 맞춰 보안 인증 획득, 이원화된 DR시설 구축, 신속 확장서비스 개발 등 전방위적으로 대응하며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KT, 네이버클라우드, LG CNS 등 주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최근 공공 클라우드 및 재해복구(DR)센터 사업을 대폭 확대 중이다.
아이티센과 가비아 등 중견 IT서비스기업도 정부 클라우드 발주가 내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백업ㆍ재해복구(DR) 체계 미비가 확인된 만큼, 국가AI전략위가 설계하는 차세대 전산망은 클라우드ㆍSaaSㆍAPIㆍ민관협력이 실행 가능한 예산ㆍ조직ㆍ표준으로 구체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생체인증을 비롯한 보안기업들도 이번 화재를 계기로 공공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바이오패스 등 일부 시스템은 사고 당시에도 정상 작동해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분산보관과 이중화는 말처럼 간단하지 않고, 구축과 운영 과정에서 기술ㆍ조직ㆍ비용 등 여러 허들이 있다”며 “사고 이전에 선제적으로 투자ㆍ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한 번 멈추면 복구에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ㆍ불편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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