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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논의…“시대착오적 규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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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9 17:39:27   폰트크기 변경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세계적 보편 기술된 보툴리눔 톡신, 규제가 오히려 산업 성장 발목 잡아”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국내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 기술로 지정되었던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와 관련 단체들은 국내 전략기술 보호에 공감하면서도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동향에 비추어 볼 때 기존의 보안 목적보다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의 손실이 더 크다며 지정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타당성을 두고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29일 열린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김호윤 기자


보툴리눔 톡신은 일명 ‘보톡스’로 불리며 미용뿐만 아니라 근육 경련, 만성 편두통 치료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과거에는 소수의 기업만이 생산 기술을 보유했기에 기술 유출 시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

국가핵심기술이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기술로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 제9조에 따라 지정된 산업기술을 말한다. 보툴리눔 톡신이 이에 해당된다.

이날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더 이상 독점적 지위를 갖지 못하는 보툴리눔 톡신을 국가핵심기술로 묶어두는 것이 시대착오적 규제라며, 조속한 지정 해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현행 규제가 오히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현 건국대학교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국가핵심기술 제도의 목적은 기술 보호, 해외 유출 방지, 그리고 핵심 산업의 경쟁력 유지이지만, 보툴리눔 톡신은 이미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기술은 난이도가 높지 않아 전 세계 15개국, 30개 이상의 기관과 기업이 균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심지어 개발도상국에서도 상업화해 시판 중인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원용 대한미생물학회 이사장 역시 “균주 출처가 전 세계적으로 1년에 200개씩 나올 만큼 난이도가 낮은 기술”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보툴리눔 톡신 균주가 생물학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정부가 엄격하게 관리하는 현재 상황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나친 간섭이 문제가 있다”며 “학계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산업계의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과 제도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세영 전북대병원 석좌교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균주(strain) 자체보다 생산 및 분리·정제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초기에는 균주가 특이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외국에서 생산하는 균주와 우리 균주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균주는 더 이상 기술적 우위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 세계가 균주를 확보한 상황에서 이를 국가핵심기술로 묶어두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29일 열린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 사잔: 김호윤 기자


이상수 한국시민교육연합 상임대표는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은 선두주자를 위한 법일 뿐, 후발주자와 바이오 기업들에는 불리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한국시민교육연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국내 18개 기업 중 대웅, 대웅바이오 등 14개 기업이 국가핵심기술 해제에 찬성했다. 반면 메디톡스, 뉴메코, 휴젤 3개사는 반대했으며 제테마는 기권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이하 협회) 부회장은 업계에서도 지정 해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미 지난해 산업부에 해제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정 당시와 산업 환경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해제되지 않아 기업 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제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와 학회 관련 단체들이 보툴리눔 톡신을 두고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토론회를 기점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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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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