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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국내 23개 기업과 ‘K-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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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9 15:03:21   폰트크기 변경      

제1회 ‘Auto Semicon Korea’ 포럼

민간 주도 車반도체 국산화 본격 추진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모비스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그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해온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국산화를 추진하기 위한 민간 주도의 첫 협력 사례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ASK)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완성차와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 전문사 등 23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석했다.

참가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글로벌테크놀로지, 동운아나텍, 한국전기연구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급 인사들과 관련 임원 8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높은 해외 의존도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5개사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으로, 이마저도 대부분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됐다.

차량용 반도체는 개발 과정이 길고 품질인증 절차가 엄격해 신규 업체의 진입장벽이 높다. 일반 소비자용 반도체보다 혹독한 주행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2024년 64조원에서 2030년 95조원으로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석 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팬데믹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이 급격히 흔들렸을 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반도체 기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며 “완성차와 반도체 업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현대모비스가 맡아 단순한 논의가 아닌 실행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장도 “차량용 반도체는 AI, 모빌리티, SDV 등 다양한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젊은 산업”이라며 “기업의 혁신성과 열정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수량으로는 2000만개에 이른다. 현재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11종을 개발 중이며,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차량 제어용 통신 SoC와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용은 2026년 차량 양산 적용을, 전기차용은 2028년 반도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행사장에 차량용 반도체 샘플이 전시돼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는 제어기와의 상호 최적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대모비스는 제어기에 특화된 사양을 정의하고, 실차 기반 검증을 지원해 개발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국산화 후보 품목 발굴, 중장기적으로 표준화 제품 확대와 국산화 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공통 사용 반도체를 선별해 표준화ㆍ공용화함으로써 품종 수를 줄이고 시장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혁준 현대차 전자부품구매실 상무도 주제발표에서 “현대차ㆍ기아는 2022년부터 주요 반도체를 직접 선정하고 공급망 전반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했으며, 2030년 기준 반도체 국산화 10% 목표를 수립했다”고 말했다.


ASK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는 글로벌테크놀러지와 동운아나텍이 현대모비스와 이미 공동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램프와 구동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있다. 각각 TV와 모바일 반도체 전문 팹리스사로 최근 모빌리티 분야로 입지를 넓혔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ASK를 이 분야 국내 대표 포럼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연 1회 포럼을 정례화하고,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올해 23개사로 시작해 2027년에는 50개사 규모로 확대하고, 2028년 이후에는 100개사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0년에는 약 1380억달러(약 194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주요 수주 품목인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비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동화용 반도체는 전체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 현대모비스 제공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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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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