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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제2 반도체 대란 막자”…23개 기업ㆍ기관과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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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29 18:33:46   폰트크기 변경      
제1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차량용반도체 생태계 구축 본격화
10종 이상 반도체 공동개발 속도
“일부는 내년 양산에 적용 가능”
현대차ㆍ기아와 공용화ㆍ표준화도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 현대모비스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2021년 차량용 반도체 대란을 현장에서 직접 겪었던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활용한 재발 방지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 성남에서 제1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오토 세미콘 코리아)를 개최하고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23개 국내 기업·연구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규석 사장은 포럼 개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차·기아 구매 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부분의 차량용 반도체가 국산화되지 않아 외산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구조적으로 해결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든지 다시 그런 문제가 올 수 있을 것 같아 근본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포럼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 시급한 이유는 높은 해외 의존도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100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5곳만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으로, 이마저도 대부분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됐다. 차량용 반도체는 개발 과정이 길고 품질인증 절차가 엄격해 신규 업체의 진입장벽이 높다. 일반 소비자용 반도체보다 혹독한 주행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찾은 해법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활용이다. 그는 “국내에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파운드리 등 강한 생태계가 있는데 대부분 모바일이나 가전 쪽”이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같은 부품사, 국내 반도체 업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협업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0종 이상의 반도체를 국내 업체들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 중 일부는 빠르면 내년 양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포럼을 계기로 내년에는 팹리스 회사별로 2~3가지 새 프로젝트를 기획해 성과를 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현대모비스의 반도체 사업은 2013년 현대오트론에서 시작됐다. 2021년 사업 부문을 양도받으며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 역할을 하며, 양산은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2000만개 양산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구조적 한계 극복을 위해 현대차·기아와 함께 반도체 공용화·표준화도 진행한다. 사용하는 반도체 종 수는 줄이고 종당 구매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단기적으로 국산화 후보 품목 발굴, 중장기적으로 표준화 제품 확대와 국산화 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공통 사용 반도체를 선별해 표준화·공용화함으로써 품종 수를 줄이고 시장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혁준 현대차 전자부품구매실 상무는 “현대차·기아는 2022년부터 주요 반도체를 직접 선정하고 공급망 전반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했으며, 2030년 기준 반도체 국산화 10%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오토 세미콘 코리아를 이 분야 국내 대표 포럼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연 1회 포럼을 정례화하고,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올해 23개사로 시작해 2027년에는 50개사 규모로 확대하고, 2028년 이후에는 100개사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빠르게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94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현장 사진./사진: 현대모비스 제공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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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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