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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10월 상장 ‘속도전’…지분 15% 구주매출로 최대 2조4000억 현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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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30 10:18:44   폰트크기 변경      

사진:LG전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LG전자가 인도법인 상장을 본격화하며 대규모 현금 확보에 나선다. 30일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1억181만5859주)를 매각하기로 의결, 이르면 10월 중 인도 증시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번 상장은 신주발행 없이 LG전자 본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Offer For Sale)’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공모 대금이 전액 본사로 유입돼 이자비용 부담 없이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지 매체들은 공모 규모를 1150억~1500억루피(약 1조8000억~2조4000억원)로 추정하고 있어, LG전자 2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1조1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자금이 확보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예비심사서류를 제출했고, 올해 3월 예비 승인을 받은 상태다. 당초 상반기 상장이 예상됐으나 4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고려해 일정을 미뤘다가 이번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SEBI 최종 승인 이후 공모가 밴드와 처분 예정일자를 다시 공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가전 부문 13년 연속 1위를 지키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고 있다. 현지 법인 상장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가치 재평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포석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 인도법인 단독 상장 후 기업가치가 12조~18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 상장사인 모회사의 시가총액을 웃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LG전자가 확보한 자금은 인도 내 생산설비 업그레이드, AIㆍ로봇 등 신사업 투자, 글로벌 공급망 강화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 김운호·강민구 연구원은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인도법인 상장으로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가 회사 재무지표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국내 주주가치 측면에서 ‘더블 카운팅(지분가치 중복 산정)’ 논란과 소액주주 이익 배분 축소 우려도 제기된다. LG전자 주가에 이미 인도법인 가치가 일정 부분 반영돼 있어, 현지 상장 이후 모회사의 주가가 기대만큼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자회사를 상장해 현지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월풀(가전), 오라클(IT), 무디스(신용평가), 스즈키자동차(자동차), 네슬레(식품)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의 이번 IPO 역시 인도 내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며, 향후 현지 사업 확장과 투자여력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성장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본사 현금 유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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