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EU 쿼터축소에 韓 철강업계 ‘초긴장’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0-08 13:52:29   폰트크기 변경      

EU 집행위, 글로벌 철강쿼터 47% 축소·관세 50% 인상 예고
韓 철강업계 “美에 이어 EU까지 50% 관세 우려…개별국 협상엔 기대”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유럽연합(EU)이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철강 수입 쿼터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철강 관세를 50%로 높이겠다고 예고하고 나섰다. 이에 바짝 긴장한 한국 철강업계는 정부와 함께 EU 측을 설득하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EU가 이번 조치를 단행한다면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유럽 철강업계 보호 대책을 담은 규정안을 공식 발표했다.

규정안에 따르면 EU는 수입 철강 제품에 적용하는 글로벌 무관세 할당량(쿼터)을 작년 기준 연간 3053만t에서 1830만t으로 47% 축소하고, 쿼터 외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50%로 인상한다.

아울러 EU는 개별 국가별 수입 쿼터는 추후 무역 상대들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내년 6월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시행 종료를 앞두고 발표된 이번 조치는 유럽경제지역(EEA) 국가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을 제외한 모든 제3국에 적용된다.

한국은 지난해 약 380만t의 철강 제품을 EU에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약 263만t(2024년 7월∼2025년 6월 기준)은 한국에 부과된 쿼터를 통해, 나머지 물량은 글로벌 쿼터를 활용해 전량 무관세로 수출했다.

EU는 수입 철강에 대해 글로벌 쿼터를 부여해 어느 국가 제품이건 쿼터를 먼저 선점하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자칫 한국이 적용받는 수출 쿼터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글로벌 쿼터 역시 축소될 우려가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EU의 이 같은 발표에 ‘엎친 데 겹친격’이라는 반응이다. 이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조치로 수출 전선에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50%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업계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양대 시장으로 꼽히는 EU마저 쿼터를 축소하고 관세 장벽을 50%까지 높인다면 수출 감소로 인한 타격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세계적 공급 과잉,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잇단 관세 이슈로 수출에 제약이 가해진다면 업황이 더욱 악화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MTI 61 기준)은 44억8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다.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5000만 달러)과 1·2위를 다툰다.

다만 철강업계는 EU 집행위가 국가별 수입 쿼터를 추후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주목하며 희망을 걸고 있다.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철강 수출 쿼터를 최대한 확보하고, 글로벌 쿼터 활용을 통해 EU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발표된 후속 조치안의 경우 세부 운영 방안이 발표되지 않아 추후 이행법안 등을 면밀히 살펴 대응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정부 관계부처 및 협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부 역시 이날 “EU가 국가별 물량 배분 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이를 고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면서 “EU와의 양자 협의 등을 통해 우리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석한 기자 jobiz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경제부
정석한 기자
jobize@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