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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유년시절을 보낸 우이동 옛집 전경. / 사진 : 강북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 강북구가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옛집을 매입해 지역의 문학 자산으로 보존한다고 9일 밝혔다.
주택은 대지면적 259㎡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1층 단독주택으로, 한강 작가가 초등학생 시절 수유동으로 상경해 20대까지 거주하며 문학적 감수성을 키운 상징적인 공간이다.
특히 한강 작가는 여러 작품과 인터뷰에서 ‘수유리(현 우이동)’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해왔다.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수유리의 우리 집 기억하니. 방이 네 개나 되는… 마치 황홀한 환각 같던 그 광경”이라 회상했고, 한 인터뷰에서는 “저에게 집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이 수유리 집”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강북구는 한강 작가의 부친이자 소설가인 한승원에게 “주택을 문화자산으로 보존하고 문학정신을 잇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라는 뜻을 담은 편지를 전달했고, 그의 동의를 얻어 지난 9월 17일 매입을 최종 완료했다.
구는 이번 매입을 ‘문학의 힘이 살아 숨 쉬는 강북’을 조성하기 위한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기본계획 용역을 거쳐 활용 방안을 구체화하고, 주택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단순한 기념 공간을 넘어 주민과 방문객이 문학의 가치를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시설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순희 구청장은 “한승원, 한강 부녀가 거주했던 우이동 주택은 강북의 소중한 역사ㆍ문화 자산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한강 작가가 세계 문학사에 남긴 성취가 강북의 뿌리에서 비롯된 만큼, 그 정신을 보존ㆍ계승해 구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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