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 상승ㆍ공급 부족 맞물려
추가규제 시 청약장벽 더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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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건축비 상승과 산업재해 예방비용 및 공사시간 증가로 당분간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경제DB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지속되는 건설공사비 상승에 따라 주택 수요가 몰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 추세는 중대재해처벌 강화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비용 증가와 공사기간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205만원에 달해 전용면적 59㎡(25평) 기준으로 5억5000만원이 넘는다. 이는 3년 전인 2022년(1780만원) 보다 23.8% 뛰어오른 수치다.
분양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는 건축비가 꼽힌다. 최근 압구정2구역(3.3㎡당 1150만원), 여의도 대교아파트(3.3㎡당 1120만원), 성수전략정비구역(3.3㎡당 1160만원)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공사비는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선 흐름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기본형 건축비를 ㎡당 465만2000원으로 직전 대비 1.9% 인상했다.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 산정에 활용되는 핵심 기준이다. 분상제 아파트는 기본형 건축비에 택지비와 각종 특화비용(가산비)을 더해 최종적으로 분양가 상한선을 결정하게 된다. 이번 인상으로 분양가 책정의 출발점도 함께 오른 셈이다.
공급 부족도 분양가 인상 압력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1만3001가구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은 이보다 더 줄어든 8만8855가구에 그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의 동반 상승, 각종 건설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건축비용 상승에다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추가 비용 및 공사기간 연장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분양가 상승은 불기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추가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점은 변수다. 올해 중순 발표된 6ㆍ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실거주 의무가 확대되면서 청약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수도권 분양가와 매매가가 함께 오르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돼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자금력이 풍부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의 경우 3기 신도시 등 공급을 기다려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을 시도할 수 있다”라면서도 “가능하다면 내 집 마련을 위해 최대한의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시점이라고도 본다”고 말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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