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ㆍ공급력ㆍ가격에 승부 갈려
삼성 용인단지 납품경쟁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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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이 진행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전경. / 사진 : 용인시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 철근 공급 업체 지형도가 완전히 재편됐다. 청주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철근 물량을 ‘싹쓸이’했던 환영철강 대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주요 공급사로 부상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에는 첫 번째 생산라인(FAB) 1기와 지원설비(CUB), 폐수처리장(WWT), 저수조, 비보안동시설 등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이러한 공사에 필요한 철근 및 철골조 상당수 물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착공한지 약 7개월동안 약 14만∼15만t규모의 철근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가뭄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결과는 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 공장 건설 당시 환영철강을 주력 공급사로 활용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행보다.
철근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을 선택하면서 이들 업체는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구체적인 공급 물량은 영업기밀이라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형 프로젝트 물량 확보로 올해 건설경기 침체를 버티는 데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철근 공급사 교체를 통해 철근 시장이 언제든 판도가 뒤집힐 수 있는 ‘정글’임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청주와 달리 용인에서 공급사가 바뀐 것은 기존 영업망보다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가격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철근은 범용재 위주의 영업이 될 수밖에 없어 업체별 편차를 두기 어렵다”며 “SD400이나 SD600을 어느 업체가 생산하든 품질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품질보다 공급 안정성과 가격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환영철강은 당진 공장이 있어 청주 진입에 유리했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인천에 공장을 둬 용인 접근성에서 우위를 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강업계는 이미 다음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용인 국가첨단 전략산업특화단지 조성 사업을 둘러싼 철근 납품 경쟁이 예고된 영향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서 철근 수주 여부가 제강사의 경영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환영철강 관계자는 “향후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용인 국가첨단 전략산업특화단지 조성 사업에서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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